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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취소 및 연기로 인한 온주 병실 부족 실상

코로나19로 인해 지연된 수술 처리

지난달 2일, 캐나다 의학협회지는 ‘코로나19로 인해 지연된 수술 처리’라는 주제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온타리오주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연구 결과를 공유해 온주의현재 병원 실상을 파악하고, 코로나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수술 취소 및 연기 현상, 병상 부족 현상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 대유행 상태’에 들어섰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글로벌 팬데믹’ 선언은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이후 3번째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1차 대유행이 잠잠해지면서 각 의료계는 의료체계 부담이 가중된 사실이 드러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수술 환자와 서비스에 미친 영향을 연구하고 조사하는 기관에서는 팬데믹 발발 직후 몇가지 예측을 내놓았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첫 12주동안 190여개 국가에서 총 2,840만4,603건의 수술이 취소되거나 연기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여기에는 암수술의 37.7%, 기타(양성)수술의 81.7%가 포함된다. 또한, 만약 각국이 일반 수술량을 20% 늘린다면, 밀린 수술을 다 완료하기까지 평균 45주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020년 3월 15일, 온타리오주 보건부는 코로나19의 급증을 예상하며 각 병원에 “대기중인 수술 및 비응급수술량을 줄일 것”을 지시했다. 이어 지난 2020년 5월 26일, 이 지침을 해제하고 대기 중인 수술 및 위급한 수술량을 점차 늘려갈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주에서 비응급 수술량이 감소하면서 상당히 많은 양의 수술이 지연됐다. 때문에, 그 수치를 자세히 파악하고 지연된 수술을 완료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자원 등을 추정하고자 한다.


◆ 지연된 수술량 추산
1,470만여명의 인구 수를 자랑하는 온타리오주는 크게 토론토, 동부, 서부, 중부, 북부 등 5개 지역으로 나뉜다. 2019-20년, 온타리오주 90개 병원에서 총 64만3,395건의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대기 시간은 지역 전체 표준화를 위해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우선순위를 매겨 총 4개(P1~P4)로 나뉜다.

P1은 “생명에 지장이 있는”경우 이며, P2~P4는 환자 상태에 따라 대기 시간이 측정된다. 예를 들어, 암수술이나 심장수술 등과 같이 분초를 다투는 수술의 경우 다른 비응급수술에 비해 대기 시간이 짧다.

지난 3월 15일부터 6월 13일까지 누적된 수술 지연 건수를 추산했으며, 여기에는 온주 보건부에서 내려진 비응급수술 재개 발표에 따라 지난 5월 26일부터 6월 13일까지 재개된 수술 수도 포함된다.

◆ 밀린 수술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 추산
대기행렬이론 리틀의 법칙을 적용해 지연된 수술 건수를 수술실 처리량으로 나누어 계산했다. 수술실 처리량을 추정하기 위해 2019년의 자료에서 수술 유형 및 지역별 수술실 사용시간 분포를 도출했다.

◆ 밀린 수술을 완료하는데 필요한 자원 추정
지연된 수술을 완료하는데 필요한 핵심 자원은 수술실, 일반 병상 및 중환자 병상이다. 지난 2019년의 수술실 수술량과 수술 유형 및 지역별 수술시간 자료를 활용하여 주간 수술실 수술 처리량을 추정했다. 또한, 이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 병상 및 중환자 병상 요건을 수술 유형 및 지역별로 세분화하여 입원 기간을 계산했다.


◆ 결과
지난 2020년 4월 진행된 암수술은 전년동월대비 38% 감소했으며, 심장수술은 42%, 혈관수술은 73%, 이식수술은 81%, 소아수술은 94%, 기타 성인 수술은 96%가 줄어들었다. 2020년 3월 15일부터 6월 13일까지 온주 전체에서 밀린 수술 건수는 총 14만 8,364건으로 집계됐다.

밀린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던 기간동안 한주 당 평균 717명의 수술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지연된 수술을 모두 진행하기까지 총 84주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연된 수술을 실시하는데 한주 당 수술실 사용시간은 총 719시간, 일반 병상 265개, 중환자 병상 9개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 자료 출처
온타리오주 대기시간정보시스템, 캐나다 보건정보연구소 국립외래진료보고시스템, 캐나다보건정보연구소 퇴원관리자료, 코어헬스온타리오 심장병환자,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센터, 수술 효율 목표 프로그램등 총 6개 관리 자료를 사용해 파라미터화 했다.


◆ 총정리
연구 배경: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을 완화시키기 위해 각국 정부가 비응급수술량을 줄이면서, 막대한 양의 수술 지연이 생겼다. 이에 온타리오주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지연된 비응급수술 건수를 수치화하고, 밀린 수술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알아보기 위해 조사를 실시했다.

방법: 총 6가지 관리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017년 1월 1일부터 2020년 6월 13일까지 수술 유형 및 지역별 수술실 사용 시간, 일반 병동 및 중환자 병동 입원 기간 등에 대한 데이터를 비교·분석했다.

결과: 지난 2020년 3월 15일부터 6월 13일까지, 약 14만 8,364건의 비응급수술이 지연됐으며, 한주 당 평균치를 계산한 결과 이는 1만 1,413건으로 계산됐다. 한주당 약 717명의 수술이 진행되고, 수술실을 719시간 사용하고, 일반 병상 265개, 중환자 병상 9개가 있다는 가정 하에 밀린 수술을 모두 처리하는데 약 84주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버시티 헬스 네트워크 토론토 재활 연구소의 물리학자 알렉산드라 렌델리 박사와 토론토대학 부속병원의 사회복지사이자 토론토 대학 사회복지학부 겸임강사 코트네 사스씨 역시 비응급 수술 취소 및 지연 문제에 대해 ‘캐나다는 다시 비응급수술을 연기할 수 없다’라며 입을 열었다. 아래는 그들의 의견을 옮긴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1차 확산동안 온주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응급 환자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비응급 수술을 전면 취소할 것을 각 병원에 요청했다.

구하기 어려웠던 개인 보호 장비나 중환자 병동은 이내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에게 우선순위로 제공되어 1차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지만 팬데믹 2차 확산으로 일일 확진 사례가 급증하면서 비응급수술 취소 및 연기가 다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매일 수많은 환자들과 마주하는 의료 전문가로써, 소위 말하는 “비응급 수술”을 미룰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눈으로 봐왔다. 그 중 하나가 고관절 교체술이 지연되면서 발생한 문제다. 이런 관절교체술의 경우 생명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코로나19 발발 직후 비응급수술로 간주되어 예정된 수술 모두가 연기되었다.

하지만 한 정형외과 의사는 “일부 무릎관절 등의 관절 교체술을 기다리는 환자들은 차라리 죽는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보면 과연 ‘비응급 수술’이 정말 ‘비응급 수술’인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한편, 9일(수) 현재까지 온타리오주에서 총 811명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221명이 중환자 병동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중환자실 입원 환자 중 129명은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화), 온주병원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주민들에게 “주정부의 보건의료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온주 병원에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환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병원, 응급실 및 중환자실이 환자들로 가득 찬다면, 수술 등의 모든 병원 진료에 지장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토론토와 필 지역을 포함한 온주 ‘코로나 핫스팟’지역에 있는 일부 병원은 비응급 수술을 전면 취소한 상태이다. 또한 필 지역의 경우, 이미 일반 병동은 코로나19 환자들로 가득 차 병동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데믹 발발 초기,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모든 비응급 수술이 전면 취소되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었다면 치료를 받고 건강해 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환자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 의학협회의 통계에 따라 지연된 비응급수술을 모두 처리하기까지 소요될 시간은 약 84주(=21개월)로 밝혀졌지만 사실 그 사이에 진행해야 하는 응급 및 비응급 수술까지 모두 따져본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렌델리 박사와 사스 교수의 말을 인용, “수술도 받지 못한 채 그대로 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사람”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주의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 주변 “비코로나 환자들”을 위해서 조금 불편하고 어려울 지 몰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한 최선을 다해야 할 듯 싶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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