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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계 공부벌레 때문에 대학생활 힘들어"

유력 시사주간지, "동양계 학생 공부밖에 모른다" 보도해 논란
독자들, "아시아 학생들 충분히 대학 생활 즐기고 있다"며 반박

한 주간지가 동양계 학생들의 학구열 때문에 백인학생의 대학생활이 힘들어진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해 논의가 뜨겁다.

시사주간지 맥클레인은 최신호에서 "Too Asian"이라는 제목을 통해 국내 대학에 아시아계 재학생 비율이 높아지면서 백인 학생들이 이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동양계 학생들이 적은 대학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계 대학생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지만 주요 언론이 기사에서 '백인(white)'의 단어를 사용해 현상을 설명하는 예는 극히 드물어 기사에 세간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Too Asian'이라는 말은 미국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 만들어진 신조어로 미 대학들이 소수계 우대정책(affirmatice action)이 폐지된 이후 성적 위주로 신입생을 뽑으면서 백인 학생 수가 급격히 줄자 일부 선두권 대학이 은밀하게 이 정책을 이용해 백인학생들의 입학을 일정 수준 보장해준다는 설과 관련돼 나온 단어다.



맥클레인은 학생들의 진술을 빌어 'Too Asian'이라는 말이 인종차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한 백인 학생은 동양 학생이 너무 많은 토론토대 대신 웨스턴온타리오대를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대학 관계자들은 아시아계 학생이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리지만 많은 백인 학생들은 동양 학생들이 학문적 성과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경쟁에서 뒤처지거나 학업 외의 다른 대학생활을 즐길 수 없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닌다고 밝혔다.

맥클레인은 한 동양계 교수의 말을 인용해 동양계 학생이 우수하다는 속설은 결국 자료로 입증되고 있다며 동양계 학생들의 고교 성적과 대입 성적, 그리고 진학열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전했다.

동양 학생들은 이른바 명문 대학의 수학과 과학, 경영학 전공 등에 편향되는 반면 백인 학생들은 체육을 비롯해 보다 다양한 전공으로 퍼져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잡지는 왜 국내 대학에 동양계 대학생이 늘고 있는지도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캐나다 이민이 까다롭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수한 이민자가 많이 유입됐다며 이런 부모와 함께 자란 이민자 자녀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학자가 조사한 토론토의 한 교육청에서는 동아시아계 이민자 가정의 고교 졸업생 중 70%가 대학에 진학한 반면, 유럽계는 52%가 대학에 갔으며 중미 캐리비언 지역 출신은 12%로 가장 낮았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고 토론토에서 나고 자란 학생의 진학률은 42%에 그쳤다.

또 다른 전문가는 부모의 지원 여부를 분석의 도구로 사용했다.

이 전문가는 부모로부터 재정과 학문적으로 도움을 받은 학생들의 진학률이 더 높다면서도, 상위 2%에 드는 우수생이 공부 외 다른 분야는 잘하지 못한다고 언급해 '공부만 잘하는 바보'라는 점을 시사했다.

또 자녀들이 사교모임 활동도 열심히 한 것처럼 이력서에 쓰도록 부모가 도와줄 수는 있지만 정작 이 학생들은 그 사교모임에서 어울릴 줄 모른다는 점도 지적했다.

동양계 학생이 40%를 차지하는 UBC나 워털루 대학에서 총학생회 간부에 동양계 학생이 한 명도 없다는 내용도 함께 보도됐다.

반면 동양계 학생들은 "좋은 성적은 우리가 노력한 결과"라며 동양계 학생 때문에 백인 학생이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거나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없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총학생회 간부진에 아시아계 학생이 없는 이유는 총학생회 말고도 다양한 동아리가 있기 때문이며 이를 충분히 즐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맥클레인은 성적으로만 입학 사정을 하는 폐단에 대해 논의를 해온 미국과 달리 캐나다 대학들은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한 공개적 언급을 꺼리고 있다며 만약 같은 폐단을 거론한다면 불공정하다는 지적에, 그리고 지금처럼 묵묵부답이라면 다양성과 복합문화를 추구하는 대학의 본연 자세와 현실적으로 멀어진다는 주장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기사에 대한 반응은 높은 편이다.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독자는 댓글을 통해 각 민족별 대학 진학률과 범죄발생률이 반비례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도대체 동양계 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높은 현상이 왜 잘못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으며 또 다른 독자는 소수민족이 차별받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면 이들의 높은 교육열을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글을 남겼다.

또 백인의 정의가 불분명하며 같은 아시아에서도 일본과 베트남은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 독자도 있었다.

밴쿠버 중앙일보=이광호 기자 kevin@joongan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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