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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당당히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되는 공간 'Joe's Table



사랑하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심정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불면 날아갈까 쥐면 깨질까', 고이고이 키워온 자식이 하루아침에 하늘나라로 떠났을 때의 그 슬픔은 그 누구도 헤어릴 수 없을 것이다.



에미나타 그룹의 정문현, 정성자 부부는 장애를 가진 장남 죠셉을 작년 9월 불의의 사고로 잃었다.

오랫동안 자폐증과 간질병을 앓아왔던 죠셉은 비록 정신적인 장애를 갖고 있었지만 그 누구보다 열린 마음을 갖고 있었다.

죠셉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즐겼고,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가 인사 나누기를 좋아했다.

아직도 죠셉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련해 진다는 정성자씨는 “장애를 가진 자식을 둔 부모로서 자식의 장래를 생각하면 암담했다.

나중에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항상 걱정이 됐다.

나 또한 죠셉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늘 고민했다.

죠셉이 늘 사람들과 만나고 인사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을 생각하고 작년 3월부터 커피숍을 준비하게 됐다”

죠셉 뿐만 아니라 죠셉처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고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사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준비 기간 중 죠셉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됐다.

아들을 잃은 슬픔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다섯 손가락을 깨물었을 때 더 아픈 손가락이 있듯이 죠셉은 그들 부부에게 세상에 대한 감사함과 사람사이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 그런 자식이었기 때문이다.

“아들이 하늘나라로 가고 나서 준비하던 커피숍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낸다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더 빨리 추진하게 됐다.

또 그것이 죠셉이 뜻일 거라 믿었다.

장애인이 더 이상 궂은 일만 하는 동정의 대상이 아닌 장애인들도 빵과 커피를 만들어 내는 전문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정문현, 정성자 부부는 죠셉과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한 비영리 커피숍인 ‘죠스테이블(Joe’s Table)’을 선보였다.

정 회장 부부는 커피숍에서 일할 장애인들을 위해 최첨단 전자동 수퍼오토매틱 에소프레소 머신을 스위스에서 수입했다.

장애인들이 편하고 쉽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부부의 배려다.

또한, 에미나타 그룹의 아메니타 실버타운에서 벨지안 와플 반죽을 공급하여 장애인들이 와플을 만들어 내며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끼도록 했다.

“이곳에서 일할 장애인들은 버나비에 위치한 장애인 후원기관인 '포스어빌리티(posAbilities)’와 장애인 부모들의 모임인 베데스타 부모회를 통해 채용할 계획이다.

자신이 당당한 사회인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에 기쁨과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죠스 테이블을 통해 아이들은 일자리를 얻고 부모는 휴식을 얻게 하는 죠스테이블의 마음이다”

죠스테이블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미술, 음악 등 특별한 재주를 가진 장애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작은 갤러리와 무대를 만든 것이다.

장애인들이 갖고 있는 특별한 능력을 선보임으로써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돕고 배우는 사회를 만들고 싶은게 그들 부부의 바람이다.

“죠셉(Joesph)과 32년을 함께 살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죠셉은 이 세상에 없지만 하늘나라에서 더 큰일을 시작했다.

죠스테이블에 많은 장애인들을 고용하여 그 꿈을 더 크게 이룰수 있게 되었다.

우리 아이는 떠났지만 장애를 가진 다른 아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싶다”

‘Hi, how are you? My name is Joseph.
What is your name?’

죠스테이블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 문구다.

언제나 입버릇처럼 건네던 죠셉의 일상적인 인사였지만 이제는 죠스테이블을 찾는 이들에겐 서로의 마음을 여는 사랑의 메시지로 기억될 것이다.



101-5021 Kingsway Burnaby
778-887-6794




조현주 기자 sophy228@joongan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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