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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연금 많다" 선배들에 호통

독일 최연소 국회의원 20세 처녀 뤼어만

운동화.면바지에 자전거 타고 등원
"튀는 아이디어.추진력이 내 무기"

독일국회에 신세대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9월 연방 국회의원 선거 이후 두드러진 현상이다.
현재 6백3명의 국회의원중 20대가 30명이나 된다.
30대 의원은 89명. 당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막 훔볼트대 1학년이 된 19세 처녀가 사상 처음으로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됐던 것은 여전히 신선한 충격으로 남아 있다.



주인공은 녹색당의 안나 뤼어만(20)의원. 십대를 막 벗어난 뤼어만은 맹렬한 소신파다.
최근 국회 연설에서 "정치인의 연금이 너무 많다"고 선배 의원들을 매섭게 질타했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등원하는 앳된 뤼어만은 독일 십대들의 우상이다.
월 7천유로(약 1천만원)의 의정활동비를 받지만 씀씀이는 또래 여학생처럼 알뜰하다.
사는 곳은 자전거로 10분 거리인 미테 지역의 한 아파트. 집세가 그런 대로 싼 곳인데도 여대생 두명과 함께 사용한다.

기자가 브란덴부르크문 근처 운터덴 린덴거리 50에 있는 의원회관 집무실로 들어서자 탁자에 걸터앉아 열심히 토론하던 뤼어만은 밝게 웃으며 맞았다.
화장기는 전혀 없고, 운동화에 면바지와 스웨터를 걸친 수수한 차림. 새내기 대학생 특유의 풋풋한 젊음이 뿜어져 나왔다.

뤼어만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뛰어난 정치력을 보였다.
'말보다 실천'이란 신념으로 아홉살 때 '청소년 녹색모임'을 만들었다.
또래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놀 때 뤼어만은 자연보호 지킴이로 활동했다.
"수질 보호에 관심을 갖고 하천과 개울을 누비고 다녔지요."
그런 의미에서 녹색당과 자연스럽게 인연이 닿았다.
1998년 녹색당의 초청을 받아 중.고등부(김나지움) 대표로 한 토론회에 참석한 것이 녹색당과의 첫 만남이었다.
열다섯살 때 "토론을 통해 정치에 보탬을 줄 수 있다"는 기대를 담고 입당원서를 냈다.
이후 출중한 리더십과 타고난 정치감각으로 승승장구하며 당의 청년 조직을 휘어잡았다.

정가의 반응은 아직 곱지 않다.
'어린것이 정치적 야심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다.
"선거에 나선 건 제 뜻이 아니었어요. 2001년 11월 당이 먼저 제의하더군요. 신선한 아이디어와 정치적인 경험을 녹색당을 위해 써달라는 거예요. 무척 망설였어요. 책임이 너무 무거웠고 해야 할 일도 많았기 때문이에요. 그렇지만 결심했어요. 이젠 10대도 국회에 진출할 때가 됐다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예상대로 최연소 의원 탄생에 대한 주위의 관심은 대단했다.
TV 쇼에 초대되고 인터뷰 기사가 여러 신문과 잡지에 실렸다.
"충분히 예상한 반응입니다.
이런 관심과 소동을 나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으로 이용해요. 나를 통해 많은 젊은이가 동기부여를 하고 정치에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
하지만 지난 1년간 의정생활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정치적 소신을 법으로 만들어내는 일이 왜 그리 느린지… 주장하기는 쉽지만 매사엔 시간과 때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라고 말한다.
연설할 때 간혹 나이 많은 동료 의원들이 '아가씨 연설'이라고 놀리지만 의연하게 대처한다고 한다.
"국회에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한 표를 행사하지요. 나이가 들어야 학식과 능력이 갖춰진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고 봐요. 나의 인생 경륜이 모자라는 것은 알지만 지금은 정치 경험을 충분히 쌓았고, 신선한 아이디어와 강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저의 경쟁력이라고 봅니다.
"
한국의 젊은 정치 지망생들을 위해 한마디해 달라고 부탁했다.
"정치가가 돼 명예와 부를 얻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봐요.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다짐이 우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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