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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만난 사람]언어의 달인, 한국어 공부에 빠지다

영어를 비롯해 언어 공부에 한 맺힌 교민들이 많다.

특히 한국처럼 문법 중심의 어학공부를 하는 경우에는 10년 이상 영어공부를 해도 정작 필요할 때 말문이 닫혀 고생한다.

‘어떻게 하면 다른 나라 언어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언어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뭔가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길은 있지 않을까.

13개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고 있는 스티브 카프만(Steve Kaufmann, 사진)을 만난 이유다.

1945년 생이니 그의 나이 69세이다. 생존 연령이 길어졌다고는 하나 적지 않은 나이다.

두 아들과 다섯 명의 손자를 둔 할아버지이기도 한 스티브는 요새 한국어 공부에 푹 빠져있다. 그를 지난 18일(화) 본사 회의실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Q) 13개 나라의 언어를 할 수 있다니, 놀랍다. 중앙일보 독자들에게 자신의 소개를 부탁한다.

A) 목재 무역 사업을 하고 있다.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는 것이 재미있어 하나 둘,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캐나다 외교부에 들어가 홍콩에 있는 캐나다 대사관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것이 아마도 내가 외국어를 배우게 된 첫 계기인 듯 싶다. 그후 외교부를 나와 사업을 시작했고 일본에 9년을 머물렀다. 아시아에 대한 호기심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내가 한국어를 지금 열심히 배우고 있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Q> 현재 구사하고 있는 국가 언어는 어떤 것인가

A) 먼저 캐나다의 공용어인 영어와 프랑스어다. 그리고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독일어, 러시아어, 포르듀갈, 이태리, 체코, 루마니아, 스웨던, 그리고 한국어다.

Q) 목재 비즈니스를 하면서 언어 관련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캐나다에 이민온 한국인들이 영어를 익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언을 듣고 싶다.

A) 언어를 하나 둘 익히다 보니 나름 노하우가 생겼다. 그것을 혼자 알기보다 함께 하고 싶어 지난 2004년에 언어학습 사이트인 링기스트(www.thelinguist.com)을 만들었다.

현재 이 사이트에서는 한국어를 포함해 21개 국가 언어 학습 서비스를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언어 공부를 하고 있다. 언어는 결코 암기를 해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태도(attitude) – 시간(time)- 집중(notice), 이 세가지다.

태도는 좋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인가에 쫒겨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새로운 단어와 표현을 익히는 것을 즐겨야 한다.

시간은 꾸준함을 뜻한다. 하루에 10분씩이라도 매일 빠지지 않고 언어와 친숙해져야 한다.

마지막 세번째는 집중이다. 짧은 시간이더라도 공부할 때 만큼은 집중을 해서 해야 한다.

이 세가지만 마음에 간직하고 언어 공부를 한다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내가 직접 해보았고 경험했기 때문에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언어를 통해 낯선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언어를 배우면서 다른 나라의 역사나 문화를 느껴야 한다는 의미다. 요새 한국어 공부에 빠져 있다. 단순히 한국어를 익히는 것이 아닌,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고 있다.

Q)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A) 전 세계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있다. 21개 언어를 이곳에서 공부할 수 있다. 개인 튜터로 만나서 대화할 수 있으며 중국인과 만나 그들과 중국어로 이야기할 수 있다. 나도 이곳에서 만난 한국사람으로부터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유료 콘텐츠도 있지만 무료 콘텐츠도 제공되고 있다.

지금 이 사이트에서는 ‘90일 언어 배우기’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90일 동안 공부해 언어 공부를 하는 사이트다. 현재 세계에서 2천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해 언어를 배우고 있다. 밴쿠버에 있는 한인 교민들도 이곳에서 영어와 중국어, 그리고 프랑스어 등 다양한 국가의 언어를 익힐 수 있다.


영어와 한국어가 섞인 인터뷰를 했다.

한국어로 대화할 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뜻을 다시 질문하고 유사한 단어가 무엇인지까지 묻는 그를 보면서 ‘왜 그가 언어의 달인이 되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스티브의 모국은 스웨덴이다. 그는 다섯 살 때 불어권 지역인 캐나다 몬트리올로 이민을 왔다. 그의 부모님 고향은 체코다. 그가 다양한 언어의 유전자를 갖게 된 이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낯선 것에 대한 배제가 아닌 존중과 배려가 그를 ‘언어의 마술사’로 만들었을 것이다.




천세익 기자 csi@joongan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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