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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남 칼럼]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보고

지난주 일요일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보았다. 필자가 출석하는 교회에는 셀(구역 회) 모임이 있어서 교인들이 함께 모여 예배도 드리고 친교 모임을 하고 있다. 요즘 좋은 한국 영화가 상영될 때는 우리 모임에서는 저녁식사를 한 뒤 대부분 일요일 오후에 영화를 보게 된다. 그 동안 명량, 국제시장 등 여러 편의 영화를 보았는데 대부분 한국에서 천만 이상이나 관람한 영화들이다.

미국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보는 것은 예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미국에 한인 교포들이 많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한국이 크게 발전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막을 내린 하계 올림픽에서 한국이 종합 8위로 오른 것도 국력 신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천상륙작전은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남침 때문에 파죽지세로 밀렸던 우리 국군이 결정적으로 전세를 뒤엎는 계기가 되었고, 그것은 전적으로 유엔군 총사령관 맥아더 장군의 지휘 덕분이었던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 영화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한 영웅들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해군 첩보 부대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켈로부대가 지대한 공로를 세웠고, 또한 많은 희생을 바친 것을 보여주고 있다. 5000대 1의 성공확률을 뚫고 불가능에 가까운 작전을 성공 시킬 수 있었던 것은 연합군의 노력뿐만 아니라 수많은 개인들의 영웅적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시나리오 때문에 한국에서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지만 정작 언론시사회에서는 혹평을 받았다고 한다. 1970년대의 반공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비평이 쏟아지고, 심지어 한반도 분단을 고착시킨 장본인이 맥아더라고 하는 극단적 평가도 있었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누가 도덕적으로 옳고, 그른가의 문제보다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한 숨은 영웅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전달하려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 이어 한국전쟁을 겪고, 냉전시대를 거치고도 한국에서는 아직도 이념논쟁이 계속되는 것 같다.



막상 영화관에서 가보니 두 가지 점이 놀라웠다. 첫째는 관객들이 스크린이 있는 곳 앞 좌석까지 거의 다 꽉 찬 것이었고, 둘째는 다른 영화와 달리 젊은 청년과 학생들도 많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연합군의 수많은 함정이 인천 앞바다를 가득 덮고 있는 것 같은 웅장한 스펙터클이 펼쳐졌고, 상륙정이 해병대와 군인들을 육지로 나르고 진격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또 하늘에는 수백 대의 비행기들이 굉음을 내며 나르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바로 그 당시 우리 가족들은 한강 다리가 폭파되어 남으로 피난도 가지 못하고 서울에 남아 있었다. 국민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지만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인민군들이 어린 우리들까지 모이게 해서 북한의 노래를 부르게 하며 머지않아 남한이 해방된다는 이야기를 주입시켰다. 그때 살던 곳은 나무와 숲이 우거진 서울고등학교 뒷편의 사직동이었다. 그 숲 속에는 비행기를 향하여 쏘는 인민군 고사포 부대 진지가 있었다. 미군 폭격기들이 그 고사포들을 향해 떨어뜨린 폭탄이 잘못 떨어져 우리가 살던 동내가 온통 불바다가 되기도 했다. 우리 가족이 대피했던 방공호에 연기가 들어오자 모두 나와 다른 안전지대를 향해 뛰고 도망 갔다. 멀리 보이는 우리 집이 불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인천상륙작전 영화를 보니 어렸을 때 그 전쟁의 참화와 비극이 또다시 떠오른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벌써 650만 관객을 돌파했고, 예상을 깨고 장기흥행에 돌입했다고 한다. 어른들이 영화를 볼 때는 그 당시를 모르는 아들 딸들이나 손자, 손녀들을 데리고 가면 좋을 것같다. 떠나온 부모의 조국 한국의 역사를 배우는 귀한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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