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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시니어들, 시민권은 ‘국가고시급’

답 알아도 영어 질문 이해가 ‘곤욕’
아침마다 CD듣고 반복 암기
예상문제 100개 50번 필사도
합격률 젊은층 비해 10% 낮아

#7년 전 미국에 온 뒤 라미라다에 살고 있는 김모(66)씨는 요즘 불철주야로 시민권 시험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하루 평균 5시간을 시민권 시험 공부하는 데 쏟아붓는다. 이쪽저쪽에서 받은 시민권 시험 책자를 보는 것은 물론 CD로 녹음된 파일도 듣는다. 그는 “음악을 듣는 대신 요즘은 집에 있는 동안은 무조건 시민권 시험 CD를 켜놓는다”라고 말했다. 겨우 ‘Can you help me?’ 정도의 문장을 구사하는 김씨에게 시민권 시험은 난공불락의 성이다. 김씨는 “주변에 시민권 시험에 떨어진 친구들이 적지 않아 걱정이 앞선다”라며 “나흘 전 지문을 찍었기 때문에 시험까지는 몇 달이나 시간이 남아있지만 영어를 잘 못해서 합격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인 시니어들에게 시민권 시험은 미국 생활의 큰 관문이다. 젊은층들은 ‘운전면허 시험보듯 쉬운 시험’이라고 얘기하지만 영어에 어려움을 겪는 1세 한인 시니어들에게 시민권 시험은 여전히 ‘국가고시급’이다. 특히 시니어들에게 ‘듣기’ 능력은 가장 큰 어려움이다.

팬아시안커뮤니티센터(CPACS)에서 시민권반을 운영하고 있는 변종의 인스트럭터는 “답을 알고 있더라도 심사관들이 무슨 질문을 하는지 못알아듣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시니어들에게는 듣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여러 이유들 때문에 시민권 시험 준비반에서는 ‘반복 학습’ 위주로 준비하고 있다. 부에나파크에 사는 이모씨는 시민권 시험 100문제를 50번도 넘게 필사했다. 이씨는 “가든그로브에서 운영하는 시민권 시험반에서 공부했는데 숙제가 매주 1번씩 100문제를 필사하는 것이었다. 수개월을 하다 보니 필기 시험은 어렵지 않은 것 같았다”며 “듣기 역시 차를 타고 오고 갈 때 CD를 들어서 수십 수백 번을 듣다 보니 귀에 익숙해 졌다”고 말했다.



변 인스트럭터는 “CPACS에서는 아예 시민권반을 위한 ESL 반을 따로 운영하면서 시니어를 비롯한 준비 학생들의 영어능력을 검증하는 일부터 교육을 시작하고 있다”며 “지난 6년간 떨어진 분들이 없을 정도로 체계적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반복학습을 통해 차근차근 준비만 한다면 ‘영어’의 어려움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니어 연령대의 시민권 시험 합격률은 젊은 세대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다. 2011년에 이민서비스국(USCIS)에서 발표한 연령별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시민권 시험 합격률은 18~24세 97.7%, 25~39세는 97.6%, 40~49세는 96.6%다. 그러나 50세로 넘어가면서 합격률이 90% 이하로 떨어지는 데 50~64세는 89.4%, 65세 이상은 83.2%다. 또한 시험문제가 어려워지면서 합격률 역시 전체적으로 낮아진 상태다. 2010년 평균 합격률이 95.8%였던데 비해 2016년 5월 기준 합격률은 91%다. 다른 언어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인 시니어들이 영어에 더 미숙한 점을 감안한다면 합격률은 이보다 훨씬 낮다.

한편 글로벌금융전문사이트 인베스트포피디아(Investopedia)는 미국을 시민권 받기 힘든 톱 5 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미국 역사와 정부 그리고 영어 등의 지식이 포함된 테스트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자비어 대학이 1000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시민권 시험문제를 물어본 결과, 미국인 3명 중 1명이 시민권 시험에 불합격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LA지사= 오수연 기자,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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