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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역사칼럼] 아프리카의 미국 식민지, 라이베리아

‘식민지’라는 말의 원래의 뜻은 백성(民)을 심는(植) 땅(地)이라는 의미이다. 즉 사람이 없는 땅에 자기네 백성을 옮겨 살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근세 이후에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땅은 실제로 드물어서 진정한 의미의 식민지는 별로 없고, 힘이 센 나라가 힘이 약한 나라를 침략하여 지배하면서 식민지라고 이름을 붙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옮겨 살면서 원주민을 몰아내고 건설한 식민지 중의 하나가 미국이 되었다.

식민지가 유행병처럼 세계 곳곳에 퍼진 적이 있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항로를 발견한 무렵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힘이 센 열강들은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마련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 바람에 휩쓸려 한국도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었다. 식민지 신세로 출발했던 미국도 독립을 이루고 나서 강성해지자 식민지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그 첫 번째가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독립하고 나서 노예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그 와중에 일부 사람들은 소유하고 있던 노예를 해방해 주기도 했다. 노예가 별로 필요 없던 북부에서 주로 이런 일이 있었다. 그러자 해방된 노예들의 처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논란거리가 되었다. 그 해결책 중의 하나가 해방 노예들을 아프리카로 되돌려 보내는 아이디어였다. 일부 미국 정치가들도 이 아이디어에 찬동했다. 정치가들이 찬동한 주요 이유는 아프리카에 땅을 확보하여 그 땅에 해방 노예를 이주시키면 그 땅을 미국의 식민지로 확보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마도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만들어 두면 나중에 아프리카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계산한 것이다. 마침내 1822년 해방 노예 이주 계획을 실행하기에 이르렀는데, American Colonization Society(미국 식민 협회)의 주관으로 실행하게 된다. 이 협회의 이름으로 미루어 보아도 미국의 의도는 식민지 건설에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기독교 목사들로 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기독교 전파에도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식민지를 건설한다는 생각에 미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었다. 이들은 우선 지금의 아이보리코스트와 시에라리온 사이에 있는 땅을 사들여 이곳에 해방 노예들을 이주시켰다.



그 땅의 이름을 ‘라이베리아(Liberia)’라고 이름 지었는데, 라틴어로 ‘자유의 땅’이라는 뜻이다. 노예 신분에서 풀려난 자유라는 뜻을 포함하기도 한다. 그리고 수도를 ‘몬로비아’라고 이름 지었으며, 1822년 당시의 미국 대통령이던 제5대 먼로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즉 ‘먼로의 땅’이라는 뜻이다. 수십 년에 걸친 이주를 통해 미국에서 1만2000명 정도가 옮겨갔다고 한다. 이 식민지는 1847년 하나의 국가로서 독립했다. 미국이 별로 이득이 없는 식민지라고 판단해서 독립시켜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나라의 모든 제도는 미국을 본 떠 만들었으며, 심지어 국기도 미국의 성조기와 흡사하게 만들었다.

해방 노예들은 전체 인구의 약 5%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백 년이 넘도록 정권을 잡았다. 특히 이들은 이 땅의 원주민들을 노예로 부리는 등 횡포를 부리며 군림하며 살았다.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못 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든든하게 뒤를 봐주고 있었기에 해방 노예들은 미국의 덕에 호강하고 지내게 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20세기 하반기까지 미국은 라이베리아 땅에 군대를 반영구적으로 주둔시키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미군이 철수하자 라이베리아는 원주민들이 혁명을 일으키며 무법천지가 되었으며, 최근까지도 수십만 명이 죽어 나가는 지옥의 땅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하여 미국이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건설하여 아프리카에 진출하려는 아이디어는 별로 성과도 없이 씁쓸한 맛만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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