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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는 “참담하고 부끄러워서 차마…”

“화 나지만 지켜보자는 분위기…
조국의 실상을 미국인들에게
보여주기가 창피해서…”

LA와 워싱턴D.C. 등 미주 한인사회 곳곳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의 국정 농단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유독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차분한 분위기다.

LA 한인사회에서는 ‘LA 시국회의’(의장 김기대 목사)가 지난 1일부터 LA총영사관 앞에서 ‘박근혜 퇴진운동’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책임을 지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오는 11일까지 박 대통령의 하야 촉구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UC버클리 한인 학생들도 퇴진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워싱턴D.C.의 주미한국대사관 앞에서도 피켓시위가 이어졌다. 워싱턴 희망연대 회원 등 한인들은 지난 1일 ‘퇴진하라 박근혜’ ‘하야하라 박근혜’ 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 오는 5일에는 백악관 앞 라파엣 공원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도 열 계획이다.

반면 애틀랜타는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조지아텍 등 일부 대학 교수들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시국선언에 동참을 호소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을 뿐이다. 애틀랜타의 한인단체 관계자는 “나는 뉴스를 보며 화가 나서 뭐라도 하고 싶은데, 주변에는 혀를 끌끌 차면서도 나서는 사람이 없어 오히려 내가 이상한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애틀랜타 한인단체들의 성향이 보수적인 것인지, 그냥 조용한 것인지 헷갈린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단체장은 “대부분 한인단체들은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공식적인 입장발표를 꺼리는 편”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과 심각성을 공감하면서도 대통령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대안으로 요구할 수 있는 특별한 방안이 없다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한인 교수는 “사실 조국의 실정을 보는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다만 미국에서의 시국운동이나 피켓시위 등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전 미국인 대학교수가 월스트리트저널 등 신문을 보고는 진짜 한국의 정세가 이렇냐고 물으면서 한국같은 경제 강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대놓고 시국운동이나 퇴진운동을 벌이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모습을 미국사회에 보여주는 것이 창피해서 일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소대 장유선 교수는 “마음 같아서는 시국선언을 백번, 천번이라도 하고 싶지만, 사안 자체가 워낙 엄중한데다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내 목소리를 더할 실질적인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지식인으로서는 오히려 왜 이런일이 일어났는지 냉철하게 바라보고 심각하게 고민해보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국의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보기 위한 포럼 등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순우·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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