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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덫 걸려 고문받아도 내 나라니까 목숨 걸었지 …”

독립운동가 이호식 옹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몸을 바쳐 헌신한 이들을 기리고 조국을 되찾게 된 날을 기념하는 광복절(8월 15일)이 올해로 71주년을 맞았다.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 강점기 조국 독립을 위해 젊음을 바쳤던 이호식(사진·94) 옹을 만났다.

그는 현재 데스플레인 소재 노인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다. 건강이 좋지 않지만 마음만은 청춘이라고 자부한다.

▶낮에는 교사, 밤에는 독립투사



1922년 12월 17일 경기도 장단에서 태어난 이호식 옹은 1945년, 23살의 나이에 이중 생활을 시작했다.

날이 밝을 때는 지역 주민들이 우러러보는 국민학교 교사 도코하라로 생활하며 10~11세 학생들을 인솔했고 밤이 깊어지면 조국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뜻을 같이하는 청년들과 함께 임시 정부, 독립운동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이 옹은 “‘들풀은 밟고 밟아도 다시 살아나고 별빛은 밤이 어두울수록 더욱 빛난다’는 말처럼 일제 강점기에 조국을 되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독립이라는 뜻을 나누며 똘똘 뭉쳤다. 저녁만 되면 독서회에서 청년들과 함께 한국어로 된 책을 읽고 독립 정신을 되새겼다”고 말했다.

▶한국인이 한국인 배신

독서회에 함께한 일부 청년들이 경찰에 잡혀 모진 고문을 받으면서 이 옹을 비롯해 나머지 학생들도 함께 체포됐다. 그리고 이 옹은 갖은 고문과 함께 옥고를 치르게 됐다. 특히 이 옹은 한국인들의 배신으로 받은 상처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 옹은 “한국 사람들의 움직임을 고발하는 한국인들이 있었다. 우리는 여우, 생쥐들이라 불렀는데 그 사람들에 의해 발각됐다. 1945년 4월 1일 수업 중 형사가 찾아오더니 아이들 앞에서 나에게 쇠고랑을 채워 데려갔다. 집으로 데려가더니 내 방을 다 뒤지고 한국어로 된 서적, 독립운동을 위한 자료들을 모두 가지고 나를 파주 경찰서로 끌고 갔다”고 설명했다.

▶형언 할 수 없는 두 달간의 고문

이어 “두 달 동안 고문당한 건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손가락 사이에 나무를 넣고 손가락을 으스러뜨리기도 했고 소의 실을 말린 거로 때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긴 의자 위에 눕혀서 적신 수건을 입에다 씌운 후 고춧가루를 탄 물을 부으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즐거워 했다. 사람으로서는 못할 짓을 많이들 했다. 그날만 생각하면 치가 떨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 옹은 두 달간 구치소에서 복역한 후 6월 2일 창문을 부수고 탈옥했다. “실패하면 총살을 당할 것을 알았지만 독립운동을 해야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자유의 소중함 깨달아야

만주로 도망간 그는 독립군들을 만나 독립운동에 다시 가담했다. 그리고 중국으로 길을 떠나려던 중 해방 소식을 들었다.

이 옹은 “그 당시 심정은 말로 할 수가 없다”며 “많은 것을 잃고 또 포기해야했지만 우리 조국을 되찾은 거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보상된다. 세월이 많이 흘러 당시 활동했던 이들은 거의 세상을 등졌다. 그게 너무 아쉽고 또 마음이 아프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젊은 시절,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했던 독립운동가는 마지막 당부를 잊지 않았다.

“나라 잃은 서러움을 아는 이들이 이제 얼마나 있겠냐며 “한국 전쟁 당시에는 나 뿐만 아니라 청년들이 자진 입대하며 나라를 위해 싸웠다. 하지만 요즘 세대들이 독립운동가 그리고 참전용사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몸을 바쳐 헌신한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이 자유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청년들이 역사 정신과 애국정신을 길러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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