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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흑 모두 피해자...치유 위해 손 맞잡아야"

4.29 폭동 25주년 기념 다큐 '렛 잇 폴' 제작
존 리들리 감독 시사회서 본지 단독 인터뷰

소통 부재로 인해 그동안 쌓여왔던 한인과 흑인간의 갈등과 오해가 결국 폭동으로 이어진 겁니다. 그들은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공존'할 수 없었던 거죠.

1992년 LA 4.29 폭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렛잇폴:로스 엔젤레스 1982~1992 (Let It Fall:Los Angeles 1982~1992)'를 제작한 흑인 감독 존 리들리(52, 사진)는 27일 뉴욕대에서 열린 시사회 후 가진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양 커뮤니티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폭발한 폭동(uprising) 발생 후 긴장 관계는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폭동 후 25주년이 지난 현재, 이제는 한인과 흑인 커뮤니티가 함께 치유를 위해 손을 맞잡아야(integrate)할 때"라고 강조했다.

4.29 폭동 25주년을 맞아 제작된 렛잇폴은 2014년 노예 12년으로 제86회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리들리 감독의 첫 다큐멘터리 영화다. 2시간24분 분량의 '렛잇폴'은 폭동 10년전인 1982년부터 폭동까지의 시대적 상황과 사회적 배경을 별도의 내레이션이 없이 당시 뉴스 클립과 목격자 및 폭동 가담자, 피해자 등의 인터뷰로 풀어냈다.

폭동으로 인한 유일한 한인 사망자인 고 이재성씨의 유가족 인터뷰도 담겼다.



영화는 "4.29폭동은 로드니 킹 사건과 관련 경관의 무죄 평결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것은 맞지만 그 전부터 고조돼 온 인종갈등 상황이 원인이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로드니 킹 사건은 1991년 3월 백인 경찰관이 과속으로 질주하던 흑인 운전자 로드니 킹을 집단 구타한 사건으로 당시 현장 동영상이 공개돼 흑인들의 공분을 샀다.

구타에 가담했던 네 명의 경찰관은 대배심에서 무죄 처리됐다. 이 사건 발생 며칠후 한인 여성이 자신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오렌지 쥬스를 사려던 흑인 소녀를 절도범으로 오해해 실갱이를 벌이다 권총으로 살해하는 '두순자 사건'까지 발생,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리들리 감독은 "하지만 이러한 단편적인 사건들이 LA폭동을 불러온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리들리 감독은 "로드니 킹 사건은 당시 LA시경이 논란이 됐던 범인제압기술인 '초크홀드(chokehold)'를 금지하고 곤봉으로 범인을 때리는 시대였다. 또한 당시 LAPD는 84년 올림픽을 개최해 국제적 대도시로 떠오르면서 마약과 갱 집중 단속을 통해 범죄 척결을 시도하면서 흑인 대상 과잉진압에 대한 논란이 대두되고 있던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도 시간과 장소만 바뀌었을 뿐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시점에서 폭동과 관계있는 이들의 증언을 통해 현재에 던지는 메시지가 클 것"이라고 영화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폭동으로 인해 한인 상점 2300여 곳이 약탈 또는 방화 피해를 당했다.

5월 3일까지 이어진 폭동으로 한인 1명 포함, 사망자 53명, 부상자 4000여 명의 인명 피해를 입었다. 물질적 피해는 10억 달러에 달했다.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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