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정규섭기자의취재현장에서]상의 발목은 누가 잡고 있나


중국 고사성어에 방휼지세(蚌鷸之勢)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중국 전국책 연책에 실린 내용으로 조나라가 연나라를 치려 할 때 소대라는 사람이 조나라 혜왕에 전한 이야기이다. 역수의 조개가 물가에 올라와 햇볕을 쬐려 입을 딱 벌리고 있는데 황새가 그 조개를 먹기 위해 부리로 찍으니 조개가 놀라 그의 입을 딱 다물고 황새의 부리를 놓아주지 않는 상황을 일컫는 것으로 한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최근 시카고한인상공회의소(상의) 일련의 사태들을 지켜보면서 문득 비슷한 상황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스쳐간다. 하지만 양측의 대립만이 아닌 보다 더 복잡한 상황이다. 현재 김시현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집행부, 집행부와 시각이 다른 정병식 이사장, 신임회장 선출공고를 한 전직회장단 비상대책위원회 그리고 곧 발족식을 갖는 시카고일리노이한인상공회의소(시카고일리노이상의) 등이 서로 관계가 얽혀있으면서도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명 한인사회에서 말하는 상의 사태는 지난해 2월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의 사무실이 한파로 인해 수도관이 동파 사무실 내부가 엉망이 됐다. 당시 관리상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미납 공과금, 재산세 체납, 은행융자와 이에 대한 상환기일 등 봇물처럼 문제점들이 여기저기서 터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러한 문제점은 그 이전부터 누적되어 오고 있었다는 것은 자명하다. 수도관 동파는 이러한 문제들이 한인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한 불씨 역할을 했다.
이후 회장대행 체제에서 신임회장 선출, 임기 채우지 못하고 사퇴, 이사회 구성 및 구성원이 다른 별도 이사회 구성 등 더욱 복잡하게 꼬여만 갔다. 이 기간 동안 외부 자금 유입으로 은행융자를 해결했지만 외부자금 상환기일을 넘기며 당시 관련자들이 법정에 서는 상황까지 이르렀으며 무엇 하나 해결되지 못하고 부채는 점점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
현재 상의가 해결해야 하는 부채는 12만여달러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만간 발족식을앞둔 시카고일리노이상의 관계자들은 최근까지도 상의 정통성을 주장하며 김시현 회장과 정병식 이사장의 상의가 불법적인 단체라 목소리를 높였었다. 하지만 결국 별도의 단체가 되는 듯한 모양새가 펼쳐지고 있다.
앞으로 전개가 어떻게 이뤄질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현재의 집행부, 집행부와 갈등양상을 보이는 정병식 이사장, 전직회장단 비상대책위, 새롭게 발족하는 시카고일리노이상의 등 어느 누가 합당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올바른 길을 가도록 할 수 있을 것인가 물음표를 던져 본다.
방휼지세라는 고사성어에는 통상적으로 양측이 맞붙어 대적하는 사이 엉뚱하게도 제3자가 덕을 본다는 뜻의 어부지리(漁夫之利)라는 고사성어가 동반 사용된다.


최근 향후 상의 건물 소유권 주장을 가능케 하기 위해 누군가가 상의 미납 재산세를 대신 납부하는 세금체납처분공매(Tax Sales Buyer)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공개됐다. 상의가 방휼지세 양상을 보이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는 이들이 어부지리를 얻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전통을 가지고 한인사회 성장과 함께 해 온 상의는 바로 한인사회 전체의 자산이며 한인들이 주인인 것이다.
한인사회가 상의에 등을 돌리지 않도록 그리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방휼지세하는 상의 관계자들은 서로의 발목을 잡을 것이 아니라 서로 손을 잡고 특단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결국 한인들의 도움이 없으면 상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설사 해결된다 하더라도 멀어져 버린 한인사회의 맘을 되돌리려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규섭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