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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의 삶속의 미술이야기 18]인생은 선택의 연속

7월의 시작과 함께 나의 스튜디오의 몇 강사분이 휴가를 떠났다. 그래서 금주는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방학이어서 아침부터 시작되는 클래스를 학생들과 함께 한 탓에 틈틈히 나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어보는건 힘든일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방학과 함께 집에 머물러 있는 나의 예쁜 아이들은 엄마의 광 팬이 되어있다. 조그만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엄마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시기인 두 아이들의 시중에 더욱 바쁜 여름날이 되어버린 나에게는 휴가는 먼 세상 이야기로 자리할 수 밖에 없다. 오히려 바쁘다는 이유로 잠시라도 틈을 내서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왔으면 좋으련만, 두 아이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평상시 오후시간부터 시작되었던 스튜디오 스케줄 덕분에, 오전시간을 이용해서 나의 작업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차를 마실 수도 있었는데…… 아쉬움 속에 문득 달력 속의 7월은 나의 눈길을 멈추게 만든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난 것에 뭐그리 아쉬어 할건가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부터는 시간의 흐름에 나도 모르게 조바심을 내고 있다. 항상 뭔가를 계획하고 나아가야만 한다는 ‘욕심’이 앞서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그 ‘욕심’때문에 언제나 힘든시간들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나는 새로운 무엇가를 가꾸기 위한 욕심아닌 욕심으로 하루하루의 갈망에 목말라 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자신을 발전시키기를 원한다면 항상 어려운 것을 선택하라” . 언젠가 어느책속에서 읽었던 글귀가 오늘 더욱 마음에 와 닿는것은 무엇때문일까? 지난날의 나의 생활속에서 언제나 처럼 함께 해 왔던 글귀이다. 가끔은 나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내나이 또래의 한 분은 그저 그림이나 그리면서 편히 살지 왜 그리 뭔가에 바쁘냐며 조언을 하시기도 한다. 그래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나 그리면서 아이들보고 그저 살지…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한곳에 있는 나를 원하지 않는 독특한 성격 탓이라고나 할까? 상대의 말에 거절하지 못하고 내 일을 줄여가면서 까지 누군가를 배려하고픈 댓가없는 나의 성격은 언제나 나를 바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머물게 된다. 단지 누구는 좀더 편한길, 단순함을 찾거나 자신에게 이익되는 일을 선택한다는 점이 다를 뿐 누구나 갈등하고 있게 마련이다. 이것과 저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좋을까? 한번 해 볼까? 아님 너무 늦은게 아닐까? 선택과 선택의 순간이 끊임없이 나에게 이어지고 있고 , 나의 의지로 그것을 선택해 오고 있다. 결국은 현재의 나의 모습과 위치는 나의 선택의 결과인데도 항상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많은 선택을 내가 할 수 있는 쉬운방법으로 택했기 때문이 아닐까?
“쉬운 선택에는 딱 그 정도의 결과 밖에 따르지 않는다” 지금은 고인이 되어버리신 분이지만 학창시절 내가 힘들어 하는 모습에 항상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나의 아버지의 말씀이시다. 고등학교 시절 입시미술학원에서 밤늦게 귀가하는 막내딸의 지킴이가 되어주셨던 분, 지금도 나는 나의 아버지를 생각하면 오토바이와 해장국 그리고 나의 보디가드였다라는 생각이 앞선다. 추운 겨울날이면 화실과 집을 오가는 길에 있는 해장국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자탕을 사주시며, 힘들다고 짜증내는 나에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단다”라시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분, 아버지의 말씀이 새뇌 되어서 어쩌면 ‘어려운것을 선택하는것’은 당연한 나의 삶의 기본이 되어있었는지도 모른다.
나의 주변에서 많은 이들이 ‘편한 게 최고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쉽고 편안한 일은 언제나 ‘그 정도’에 머무르게 만든다. 편안하게 오랫동안 일하는게 더 중요하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처음에는 자신의 선택에 만족한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 언젠가는 ‘이대로 괜찮은 건가?’ 라며 앞날에 불안을 느끼고 뭔가를 찾기 시작하는 것을 보게 된다. 나에게도 예외는 아니지만 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지난날의 아쉬움은 모든게 편안함을 선택한대서 얻은 결과로 보여진다.
가끔은 ‘당연한 기본’을 갖추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얻은 상처로 힘들어 할 때도 있지만, 오늘에 와서 나는 다시금 힘든 숙제를 하나 가져본다. 한 해의 하반기가 시작되는 지금부터는 인간관계의 회복을 위해 또 다른 선택을 해 본다. 어떤 일을 하든 ‘당연한’ 기본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그 ‘기본’까지도 무시하며 사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에게 있어서 기본은 바로 ‘약속을 지키는 것’ 누구나 갖는 당연한 일이지만 어른이 되면서 부터 내가 하는 약속에 많은 어긋남이 있음을 보게 된다. 생각이 많아지고 참여가 많아지면서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이 되는 ‘약속’이 무시되어버린 일들이 많아짐을 보게된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능력이 별로 뛰어나지도 않은 주인공이 인간적인 예의를 잘 지켜서 높은 사람의 눈에 띄어 발탁되는 에피소드들이 종종 나온다. 엘리비이터에서 인사를 잘 했다거나 별것 아닌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등을 우연히 보게 된 상사가 특별한 자리를 주거나 하는 종류의 이야기들, 허구의 이야기니까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되겠지만, 물론 어느 정도는 그런 측면이 있겠지만 전혀 허무맹랑한 이야기만 은 아님을 보게 된다. 나의 주변을 보면 이런 당연한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한결같다’ 라는 느낌을 준다.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가지고 잘 헤쳐나갈 거라는 인상을 상대에게 주는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앞으로 내가 풀어나가야 할 나의 숙제의 해답을 정확히 알고 있다. 누군가와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고 싶다면 우선 내가 먼저 상대방을 인정하는 방법을 습득해야 할 것이다.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에서 해답을 찾고 지금의 나태함에서 벗어날 줄 알아야 겠지.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을 위해서 많은 것을 희생하고 감수하듯이, 다른 사람이 나에게 그런 존재가 되도록 나를 먼저 만들어 나가 보자.
-“꿈을 이루려면 중간 지점이나 평범함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먼 곳까지 계속 밀고 나간다면, 가슴에 품은 꿈을 이룰 수 있다” - 라는 에스티 로더의 이야기를 다시한번 되새겨 보면서 오늘도 나는 어려운 선택의 길 위로 나를 이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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