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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육칼럼>언어를 뛰어넘는 가치

교회 교육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교육’이라 말씀드렸습니다. 이 교사교육은 단순히 티칭 스킬을 가르치라는 의미를 넘어서서 교회의 철학과 교육국의 방향성을 분명히 심겨주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퍼즐조각들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을 때는 아무런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없지만 한 조각 조각을 제자리를 찾아 맞추었을 때 놀라운 자태를 드러내듯이 비록 다른 교실에서 다른 연령대의 학생들을 교육하지만 한 비전, 한 방향을 보고 달려가는 교사들의 가르침은 전인적인 교육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한 아기가 초등학교, 중학교를 넘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될 때 비로소 하나님의 걸작품으로 멋지게 드러남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우리 자녀들은 한국 부모 밑에서 태어나 미국이라는 세계인이 모여있는 곳에서 자랍니다. 한국교육이 아닌 미국교육과 문화를 배우며 자랍니다.

아무리 미국에 산다한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그 아이들이 미국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압니다. 그로 인해 우리 교육가들과 부모들은 자라나는 2세들의 정체성을 걱정하며 불안해 하기도 하고 때론 미안해 하며 어디 가서 백인들에게 눌리고 상처받지는 않을까 염려합니다.



단연코 자녀들에게 심겨져야 할 정신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바른 자아 정체성이라 하겠습니다. 너희는 한국인이다 혹은 미국인이다라고 끊임없이 주입한다고 해서 없던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열등감이 생기게 되고 때론 그 도를 넘어 배타주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너희는 한국계 미국인이야’라는 식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이제는 이렇게 가르쳐야 합니다. ‘너희는 크리스챤이다.’ ‘하나님의 자녀다.’ ‘어딜 가든 예수 믿는 사람답게 살아라.’ ‘어디서든 예수 향기 드러내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하나님 자녀답게 당당하게 살아라.’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의 공통된 정체성은 ‘크리스챤’이라는 사실입니다. 크리스챤들에게는 모든 시대와 나라를 뛰어넘어 주님께서 맺어주신 영적인 교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2세들을 책임지는 이민교회 유스, 즉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KM(한어권 청소년)과 EM(영어권 청소년)이 존재합니다. KM과 EM이 있는 교회들을 관찰하다보면 어느 교회는 KM이 우세한가 하면 또 다른 교회는 EM이 우세합니다.

두 종류의 청소년부서가 존재하는 이유는 이민역사가 그렇듯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변천되어가는 과정 가운데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기관입니다.

나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언어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기유학의 바람이 불 때
는 한국 아이들이 몰리게 되어 KM이 부흥하는가 하면, 또 어느 때는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로 구성된 EM이 절대다수를 이루어 부서의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교회가 어느 지역에 위치했는가에 따라 또 그 비율은 다르기도 합니다.

최근 들어 KM과 EM을 하나로 통합하고자 하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통합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역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하나를 둘로 나누기는 쉬워도 둘을 하나도 합하기는 어렵다고 말하며 안타까워 하기도 합니다.

저희 교회는 여러 상황들과 현실들을 고려하여 KM, EM을 나누지 않고 영어권 학생들과 한어권 학생들을 모두 합쳐 교육하는 것이 좋겠다고 여겨 지금껏 그렇게 사역해 오고 있습니다. 물론 수 년 전에는 한국어 80%, 영어 20%의 비율로 사용했다면 환경의 변화에 의해 요즘은 자연스럽게 한국어 35%, 영어 65%의 비율로 예배를 이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영어만 사용하던 자녀를 데리고 교회를 찾은 부모들은 내심 불안해 하고 아이들이 못 알아들어서 어렵다고 하는 자녀의 말에 마음을 졸이고 또 다른 교회를 찾아가야 하나 불안해 하는 부모들도 있었고 두 언어를 잘 이해하는 학생들은 골고루 섞여 있는 이런 분위기가 좋다며 쉽게 적응하기도 했습니다.

십여년 간 여러 부모들을 접하면서 교회선택에 대한 1순위가 ‘언어’이며 내 자녀가 선호하는 언어를 청소년부가 사용하고 있다면 부모들은 곧 안심하게 되고 신앙생활도 잘 하고 있다고 믿는 부모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어는 복음을 알아듣기 위한 통로인 만큼 저 또한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세상 앞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크리스챤 자녀로 세우기 위해 부모인 내가 가장 중요시 여기어 왔던 것은 무엇인가. 언어가 통하면 다 해결되는 것인가.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습니다.

자아 정체성은 타인의 영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임으로 결코 스스로가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주님을 만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인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분명한 믿음과 구원에 대한 확신, 하나님의 자녀임을 알 수 있도록 유스 목회자들과 교사들은 집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를 둔 부모들은 언어를 뛰어넘어 자녀 신앙 성장에 최선을 다하는 교회라면 두말할 나위없이 믿고 맡겨야 할 것입니다.



최수복 사모(세미한교회 차세대 교육국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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