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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펠칼럼>인간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

달라스 나눔교회 안지영 목사

우리가 만나는 대상에 대한 평가는 대개 둘 중에 하나로 갈리는 것 같다.
"이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야. 그런데 저 사람은 별로야" 이런 식이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도 흑과 백으로 확연하게 나누어 버린다. 예를 들어, 사울은 좋은 사람이고 다윗은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설교나 성경공부를 통해서 듣게 된다.

어디 그뿐이랴, 바울과 바나바가 다툰 경우도 대개는 바울의 입장에 서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우리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 쪽으로 치우져지는 성향이 강하
다.

이렇게 한 쪽으로 편향된 시선 때문에 우리의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흔할 뿐 아니라,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을 막기가 쉽지가 않다. 그리고 좋게 여기던 사람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게 되면, 사람이 어찌 그럴 수가 있느냐고 깊이 실망한다.


또한 부정적으로 여기던 사람의 밝은 면이 드러나면, 그 사람이 그럴 리가 없다고 부인을 해버린다. 이렇게 우리는 사람에 대한 일방적 관점을 지우지 않는다.

하지만 성경은 인간의 양면성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성경은 인간을 영웅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타락으로 얼룩진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가 하면, 여전히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밝은 면을 묘사한다. 이스라엘의 왕 사울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다윗의 경우도 예외없이 그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그대로 드러난다. 영적 거장인 바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심지어는 그가 예수님께로 돌아선 후의 삶도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이 있는 것을 드러낸다.

야곱은 이스라엘의 족장 중 하나다. 그리고 그의 열두 아들 중 넷 째 아들은 유다이다. 야곱의 열두 아들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마도 요셉인지 싶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지파가 유다지파이고, 이 지파는 바로 야곱의 네 째 아들인 유다의 후손이다.

유다는 야곱의 열두 아들 중에 그리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 있었던 아들이다. 네 번째 아들인데다, 야곱이 사랑했던 라헬의 자식이 아니라 레아의 아들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야곱의 눈에 그렇게 크게 띄지 않았던 아들이었을 것이다.

이런 유다가 야곱이 마지막 축복을 자식들에게 해 줄 때에 형제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예언을 들었다. 다른 형제들이 모두 유다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이며, 왕권을 얻을 것이며, 위대한 왕의 출현을 볼 것이라는 야곱의 예언이 모두 유다를 위한 것이었다.

야곱이 이렇게 유다를 축복한 이유는 형들의 미움을 사서 죽을 뻔했던 요셉을 죽음에서 벗어나게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집트에서 식량을 사올 때 생긴 위기를 자신의 희생으로 막으려했기 때문에 야곱은 이런 유다를 축복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창세기 저자는 이렇게 대단한 유다에 대한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나 끄집어 낸다. 바로 유다 가정의 흑역사이다. 그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유다의 장자가 결혼했는데, 그가 하나님의 진노로 죽어버렸다. 그래서 관습에 따라 며느리인 다말을 둘째인 오난에게 주었는데, 오난은 형수와의 동침을 통해 형의 후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거부하다가 그만 하나님의 진노로 죽었다.

이렇게 되자 다말이 남편 죽이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유다는 셋 째 아들인 셀라
가 아직 어리다는 핑계로 다말에게 주지 않았다. 이런 정황을 간파한 다말은 창녀로 변장하여 시아버지 유다를 유혹하여 동침을 하고, 그 결과로 임신을 하게 되어 쌍둥이를 낳게 된다. 이렇게 해서 유다의 후손은 시아버지 유다와 며느리 다말과의 동침에서 나온 아이를 통해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 혈통을 통해 예수께서 태어나셨다.

이렇게 괜찮아 보이는 유다는 사실 며느리 다말과의 관계 속에서 매우 이기적인 태도를취한다. 다말과의 약속을 깨뜨린 장본인이 유다였다. 결국 다말이 장자의 며느리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려는 마음에 극단적인 조치를 감행하도록 만들어버렸다.

그런데 이렇게 잘못된 판단을 했던 이기적인 유다가 요셉을 죽음에서 구해내고, 이집트에서 양식을 구할 당시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형제들을 수습하는 빼어난 역할을 해낸다. 유다의 밝은 면 뒤에 깔려있는 어두운 면을 창세기 저자는 드러낸다.

사람에게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마음에 끌리는 매력과 동시에 혐오스러운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우리들이다. 나를 포함해서 모든 이들이 이 두 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야 우리는 어쩌면 덜 상처를 주고 받을 것 같다. 이 두 면을 염두에 둘 때 상대방에 대한 기대감을 조절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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