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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국 초등학교 인턴십 체험기

조소현/제1회 텍사스 한인예술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태도에 대하여-


올해 8월 나에게 일어난 큰 변화는 오클라호마에서 콜로라도로의 이사와 더불어 초등교육 인턴십을 하는 것이다. 인턴십은 교생 실습 전에 이뤄지는 일종의 ‘참관 수업’이다. 멘토 선생이 주어지고, 75분씩 주 2회 학교 수업 교실을 방문하여 멘토 교사가 어떻게 수업을 하는지 관찰하면서 중간 중간 교수님이 알려주는 과제물을 해 내야 한다. 학생들과의 활동을 녹화하는 일도 있다. 그 인턴십을 지난주부터 시작했다.

학교는 내가 살고있는 곳에서 도보로도 약 30분 떨어진 한 초등학교이다. 방학 때 멘토 교사 레슬리를 만났을 때는 친절하고 부드러웠는데, 이 분도 학생들과 수업을 할때는 상당히 진지했다. 이 몬테소리 초등학교에서 내가 2주 동안 관찰하며 놀라운 점은 바로 멘토 교사의 교육법이다. 레슬리 선생님은 수업 내용에 집중하기도 하지만, 그 수업 시간 동안 학생들이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반복하여 가르치고 있었다.

인턴쉽 첫날 75분씩 두 번 참관 수업을 하고 10분 정도 파워 포인트로 학생들 앞에서 내 소개를 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피로감과 더불어 뭔가 새로운 경험을 한 것에 대한 흥분으로 뒤범벅이되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열심히 내 경험을 한국어로 말했다.



“어머 어머, 어쩜 애들이 그렇게 귀여운지! 그런데 선생님이 정말 엄격하게 대하더라고. 아마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애들을 통솔하기가 힘들어서 그런것 같아. 그런데 내 기억상 난 국민학교 (현재의 초등학교)에서 수업 내용 자체에 대해 더 많이 집중하라고 배운것 같아. 여기서는 되게 작은 예절들에 집중해. 예컨대 ‘개인용 러그를 밟지 말아라’, ‘내 신체에 닿은 물건은 나에게만 한정시켜라. 그렇지 않고 내 피부에 닿은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 가면 그것이 건강과 연결이 된다.’, ‘저스틴, 넌 듣기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았어. 선생님이 뭐라고 하는지, 제대로 듣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 일을 제대로 해 내고 있지 않는거야. 듣기 훈련을 다시 해보자.’ 레슬리 선생님이 정말로 지치지도 않고 계속해서 끊임없이 했던 말 하고 또 하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인성 교육이 이런건가?’ 사람이 살아가는데 에티켓이 엄청 중요하잖아."

미국에서 초,중, 고, 대학교를 나온 남편이 한국에서 초, 중, 고, 대학교 교육을 받은 내 말을 얼마나 이해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나의 흥분을 전달했다.
한국의 교육과 미국의 교육이 어떻어떻하다고 판단하거나 비교 분석할 처지는 아니다.

또한 이것에 비해 저것이 더 좋다. 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이것은 이것대로의 맥락이 있을것이며 저것은 또 저것 대로의 맥락과 장단점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학생의 신분에 있는 나로서는 미국의 교육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따라가고, 배우고, 잘 익히는 것이 내 일이다.

12월까지는 이 인턴십이 나의 상당한 시간을 채울 것이다. 나는 교실의 열 여섯명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기 시작했다. 나 역시 아이들과 같은 학생의 입장에서 좀 더 배우기 위해 눈을 크게 뜨고 머리를 스폰지처럼 퐁퐁하게 만들어 잘 흡수해 보련다. 그리고 세상은 어찌나 좁은지, 낮에 교실에서 ‘대문자 N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 1학년 줄리아나와 한참을 씨름했다.

줄리아나는 나의 도움을 거부하고 “나도 할 수 있어요!”라며 짖꿎은 표정을 지었다. 나는 강요하거나 더 세게 나가지 않았다. 그랬던 줄리아나를 오후에 다시 마주쳤다. 줄리아나는 엄마와 함께 자전거를 끌고 내가 사는 건물 일층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나와 한 건물에 사는 줄리아나, 이번 한 학기 우리 함께 잘 해 보자.

조소현
joycho04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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