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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스물 여덟 자

방정웅/달라스 기독한국학교 교장

한글은 스물 넉 자가 아니라 스물 여덟 자 이다.

한글날 노래의 가사 2절은 ‘볼수록 아름다운 스물 넉 자는’으로 시작한다.
세종대왕은 한글의 원래의 이름인 훈민정음을 반포하면서 해례본에 분명히 스물 여덟 자라고 하였다. 왜 네 글자가 없어졌는지 물어보면 일반적인 대답은 오늘날 사용하지 않아 없어졌다고 한다. 스물 여덟 자로 만들어져서 세상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다고 오묘한 소리글자 네 개를 빼 버린 것이다. 없는 것도 있다고 할 터인데 있던 것을 더 발전시켜 유용하게 써 야지 스스로 버린 것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없어진 네 글자 [ • ㆁ ㅿ ㆆ ]는 감성을 나타내는 글자들로서 한국인 만 아니라 세계인을 위한 그리고 모든 소리를 적어 내는데 없어서는 안될 귀한 소리를 포함하고 있다. 잃어버린 네 글자를 찾아야 하고 활용해야 한다. 세종대왕의 슬기로운 지혜가 담기고 백성을 사랑하는 지극한 마음이 들어 있는 훈민정음은 한민족에게 주어진 매우 보배로운 글자이다.

올해는 한글을 1446년에 반포한지 570년째 되는 해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글날 노래를 잘 모른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한글날 노래가 있는지도 모른다. 한글날 노래를 부르며 한글의 고마움을 되새겨 보자.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 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 /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 새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 /
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 /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볼수록 아름다운 스물 넉 자는 / 그 속에 모든 이치 갖추어 있고 /
누구나 쉬 배우며 쓰기 편하니 / 세계의 글자 중에 으뜸이로다 /
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 /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한겨레 한 맘으로 한 데 뭉치어 / 힘차게 일어나는 건설 일꾼 /
바른 길 환한 길로 달려 나가자 / 희망이 앞에 있다 한글 나라에
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 /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최현배 작사, 박태현 작곡)

삼 년 전부터 세살에서 네 살까지의 어린이를 위한 한글교재를 연구하고 개발해왔다. 뜻있는 한글학교 교사 몇 명과 함께 격주로 모여서 한글의 창제원리를 연구하고 이년 과정의 한글교육에 관한 학습과정을 만들었다. 이 교재는 훈민정음 해례본에 들어있는 한글의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기본 원리를 담으려고 노력하였다. 특히 잃어버린 네 글자에 대한 음가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공식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음가를 재야 한글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찾아내어 한글교재에 실었다.

만들어진 한글교재를 현장에서 검증할 필요가 있어서 이년 전에 한글학교를 설립하고 첫해에는 네 살부터 다섯 살까지의 어린이들 일곱명을 두 교실로 나누어서 가르쳐보았다. 이년 과정의 교재에 들어있는 한글의 원리는 어린이들에게 아무런 어려움없이 가르칠 수 있었고 어린이들도 잘 받아들였다. 어린이들은 한글의 기본 홀소리가 하늘 땅 사람을 기본으로 만들어지고 밝고 어두운 소리를 나타내는 것을 알고 구별할 줄 알게 되었다. 즉 한글 모음에 들어있는 음양에 관한 내용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글 닿소리는 사람의 소리나는 기관을 본 떠서 만들었기 때문에 소리나는 순서로 다섯개의 소리가족이 형성되어 있고 각 소리가족에 따라 소리나는 자리가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고있다. 다섯개의 소리가족은 목구멍 소리, 어금니 소리, 혓 소리, 잇 소리 그리고 입술 소리로서 각 소리가족은 물 나무 불 쇠 흙의 오행을 나타내며 소리가족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어린이들은 물이 있으면 나무가 자라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은 후에 땅에 떨어져 흙 속에 묻힌다는 것으로 오행을 이해한다.

학교에서 어린이들과 잃어버린 네 글자에 대한 소리를 내어 보며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가벼운 속삭임 [여린 시읏 ㅿ], 다친 손가락에 입김 불기 [여린 히읗 ㆆ], 아기의 울음소리 내기 [여린 기윽ㆁ] 그리고 목이 메인 흐느낌 [깊은 아 • ] 등을 낱말로 만들어 소리를 내어 말해 본 것이다.

세계의 유명한 언어학자들이 인류가 만들어낸 글자 중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창의적인 글자라고 칭찬하는 한글을 우리는 그 소중함을 잘 모르고 아름다운 감성글자 네 개를 잃어버리고 있으며 한글날 노래에서도 스물 넉자로 축소하고 있다. 언어는 그 민족의 정체성과 존재가치를 나타낸다고 한다. 먼 이국 땅 달라스에서 작게 시작한 한글창제 원리의회복을 위한 몸부림이 우리 어린이들의 마음 속에 자리 잡아 뿌리 깊은 큰 나무로 커 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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