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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포항 지진 피해지역에 여러분의 따뜻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포항 지진 피해 현장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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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12/0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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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인간과 공생하지만, 때때로 인간을 침몰시키기도 한다.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지진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다. 지진하면 2011년 일본이 떠오르지만, 1755년 포루투칼의 도시 리스본을 쑥대밭으로 만든 대지진을 더 큰 예로 들수있다. 그날은 11월 1일 성인을 기리는 축제일이었다. 격렬하게 요동치는 땅, 무시무시한 파도, 모든 것을 집어삼킨 거대한 용암으로 초토화 되면서 사망자가 수만명에 달했다. 당시 지진으로 인하여 종교에 대한 해석을 뿌리 채 흔들어 놓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칸트는 "지진은 도덕적 타락에 대한 신의 응징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며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지진학'이라는 학문분야가 탄생하고 자연재해를 대비하는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전한다.

우리에게도 불청객이 찾아왔다.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30분경,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은, 2016년에 경주에서 있었던 지진 다음으로 큰 것이었다. 곁에서는 전쟁을 방부케 하는 요란한 소음이 일었고, 여의도에서 조차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흔들림에 유리창이 깨지고 기둥이 무너졌다. 아침밥을 먹고 직장을 나선 사람의 집 앞에는 노란색 폴리스라인이 쳐지고, 졸지에 '이재민 신세'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사고가난지 17일째 되던 12월 1일, 민주평통달라스협의회 유석찬회장과 함께 서울에 온 나는,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역에서 포항으로 향하는 KTX에 몸을 실었다. 기차여행은 즐거움과 낭만을 연상케 하지만, 그럴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국회에 청원한 '달라스총영사관승격서명'에 관한 기사를 언론사 마감 시간 전에 맞춰야 한다는 긴박감 속에서 새벽까지 챙기느라 잠을 겨우 한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 그럼에도 알람시계는 야속하게도 6시를 알렸기에, 고양이 세수를 하고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은 후, 택시를 타고가 역 대합실에서 따뜻한 커피와 달콤한 빵으로 요기를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출장 중이었기에 촤웅 부시장의 안내로 '지진피해 사랑나눔성금접수처'에 민주평통달라스협의회 자문위원들이 정성으로 모은 금일봉을 전달한 후, 피해현장을 찾아갔다. 아파트는 여기저기 금이 가고 균열이 일어 한눈에도 위험해 보였다. 곧 이어 이재민들이 임시 거주하고 있는 흥해실내체육관으로 이동했다. 부서진 집을 복구하기 전에는 돌아갈 수 없고, 비좁고 불편한 공간에서 기약 없는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 여진으로 인한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자신보다는 이웃을 걱정하며 양보하는 공동체 의식이 아름답게 빛났다.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은 수시로 바닥을 쓸고 닦고 텐트 주변의 쓰레기를 줍거나 화장실 청소를 했다. 아이를 돌보는 이도 있었는데, 위기 속에서 피어나는 숭고한 시민정신이야말로 대한만국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란 점을 느끼게 했다.

그런데 아뿔사! 지나친 개인주의로 사회를 우울하게 했던 일이 생각나 눈살이 찌푸려졌다. 왜냐하면 특수학교가 세워지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설립을 반대하던 사람들로 인하여, 장애인부모를 눈물짓게 하고 무릎 꿇게 만든 아픔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은 약자에 대한 배려가 털끝만큼도 없는 이기주의의 민낯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아닌가 싶다.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진피해현장에서 움직이는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수능시험을 마치고 온 학생들, 긴급환자를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택시기사들, 종교는 달라도 이재민들에게 온정을 베푸는 손길은 같다면서 다가가 말벗이 되어주는 분들. 이분들을 뵙고 나니 우리사회가 그리 삭막치만은 않음을 깨닫게 했다. 이런 자원봉사자들처럼 이웃을 배려하는 의식이 확산된다면, 복구는 하루 빨리 진행 될 것이고,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갈등도 실마리를 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보였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가 눈앞에 있다. 하자만 아무리 경제적으로 넉넉한 국가라 하더러도 올바른 시민의식 없이는 선진국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 꿈에도 생각지 못한 갑작스런 환경 변화로 힘들어 하는 이재민들, 지도자들이 지진피해로 고통 받는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 낮은 자세로 그들을 위로하는 노블레스 오블라주를 실천한다면, 성숙한 사회로 거듭나지 않을까? 민생 최우선정책은 어느 정치 풍토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기 때문이다.

겨울의 길목에서 강추위가 다가오고 있다. 집에 있는 담요 한 장으로, 나보다는 지진피해로 고통 받는 이재민들을 먼저 덮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따뜻한 가슴으로 보듬는 온정을, 포항시내에 가득 채워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17년이 저물어 간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대며 1년 내내 우리를 긴장 속으로 몰아 넣었다. 몇몇의 삐뚤어진 정치가와 부패한 세력들이 국민을 화나게 하여 냉정함을 잃게 한 적도 있었다. 한 해를 되돌아 보고 다가올 새해를 설계하면서, 반복해서는 안될 일, 해서는 안 될 알을 반성하고 이성적으로 대비하여, 2018년은 보다 풍성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이재민 여러분! 용기를 잃지 마시고 어서 일어나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길 두 손 모아 빕니다!

민주평통달라스협의회 감사 오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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