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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현의 시가 있는 벤치]축배

나의 기도와 더불어 자라온 한편의 시가 있습니다.
아침노을에 젖은 기도의 물결이 큰 내를 이루고,

외치고 싶은 영혼의 즐거운 고백이 높이 쳐드는
오늘의, 이 축배는
아득한 지역의 눈보라 속을 헤쳐 나온
당신의 거센 숨결입니다.



화려히 기다리는 나의 앞,
어느 지점에서 황홀히 마주칠
시간을 걸어오시는 당신 앞에
유난히도 돋보이는 골고다.

온몸에 휘감기는 매짠 바람결에
아직도 남아 있는 출발이
흐려진 풍경들을 밝혀 놓습니다.

두 번 다시 뺏기지 않을 이 하늘과 이 땅에
여여 세워질 빛나는 얼의 만들어진 기념비는
우리 모두의 축배
불변의 노래입니다.

이제 술잔을 높이 들 때, 내 삶에 손뼉을 치듯 축배를 들 때입니다. 반(半) 해를 또 잘 살아냈으니까요.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폭염 속에서도, 어려운 삶 속에서도 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젠 너, 나, 모두 다 함께 서로 축배를 건네고 나누어 들 때입니다. 언제나 어두운 밤 지나면 해는 또다시 뜨는, 하루, 하루, 그렇게 또 새로운 하루입니다. 때마침 저 높고 푸른 하늘처럼 아름다운 가을도 왔습니다. 마음 따뜻해 오는 새벽 노을 앞에서 우리 축배를 들 때 아닙니까? 또 내일 다시 뜰 새 태양, 새 아침을 위하여. 그 빛 맞이하기 위하여.


김경수 /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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