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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스푼 굿피플] 이민자와의 전쟁

멕시코 시날로아 출신의 발렌시아(45세)가 비극적인 죽음으로 생을 마쳤다. 며칠전 ICE(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의 기습 단속에 체포됐고, 추방을 위해 멕시코 티후아나 국경으로 강제 구인되던 중이었다. 갑자기 엘 짜빠렐 다리 난간으로 올라가 피를 토하듯 절규한 후 몸을 던졌다. ‘난 멕시코로 다시 돌아가기 싫다’ 단말마의 고통스런 유언이 허공에 사라진 직후 뇌진탕과 심장마비로 현장에서 즉사했다. 그의 주검 옆엔 빨간 양파 자루에 담긴 남루한 옷가지 몇 개와 손때 묻은 수첩 하나가 유품으로 남아 있었다. 그의 고향집이 있는 시날노아는 얼마전 뉴욕 연방 교도소로 압송되어 수감중에 있는 멕시코 마약왕 엘 짜뽀 구스만의 본거지다. 가장 악명 높은 마약 카르텔 시날노아의 횡포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그곳엔 살인과 폭력이 난무한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폭력의 도시를 떠나 미국으로 왔던 그가 아수라장 같은 그곳으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던 것이다.

아리조나주 노갈레스에서 빌딩 잡역부로 일하던 과달루뻬 라요스(36세)는 최근 식구들과 생이별을 해야했다. 14살 어린 나이에 밀입국한 후부터 22년간 미국에 살면서 온갖 힘들고 어려운 일을 했었다. 결혼 후 슬하에 두 남매를 두었고, 건실하게 키워 보려고 열심히 맞벌이 하며 살고 있었는데 청천벽력 같은 불행이 찾아온 것이다. 갑작스럽게 ICE 요원들이 급습했고, 그를 연행한 후 신속히 추방시킨 사유가 이민 서류 조작이란 죄목이었다. 가족과 이웃들의 동정을 호소하는 탄원이 연일 계속 되었지만 한번 ‘추방(Deportation)’이라고 들어올린 레드 카드는 다시 번복시킬 수 없었다. 생가지 찢어 놓은 듯한 통한의 아픔이 어린 두 자녀에게 고스란히 남았지만 누구에게서도 위로를 받을 수 없었다.

여론조사 및 이민정책 분석기관인 퓨 리서치는 최근 미국 내 20개 주요 도시에 약 700만명의 서류 미비 불체자들이 거주한다고 발표했다. 뉴욕이 115만, L.A 100만, 휴스턴 57만, 달라스 47만, 마이애미 45만, 시카고 42만, 그리고 워싱턴 지역에 40만 순으로 발표했다. 미국내 거주하는 약 1100만 불체자들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라티노 커뮤니티는 크게 두려워하고 있다. 단속과 강제 추방이란 소나기를 피해 보려고 문을 걸어 잠근 채 바깥 출입을 꺼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한달만에 약 20여개의 법안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법 집행자들은 명령에 따라 범법자 300만명 중, 마약 밀매 갱그룹, 공공 안전 파괴자, 공공 사회보장제도를 함부로 남용, 오용했던 자들을 우선 적발하여 추방하려고 강력한 공권력과 정보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굿스푼이 라티노 도시빈민들을 위해 제공하고 있던 무료 급식과 사회복지서비스에 참여하는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 전도를 위해 개설된 3개의 아카데미(애난데일, 알렉산드리아, 락빌 메릴랜드)에도 평소와 달리 현격한 출석률 저조를 보이고 있다.

위대한 미국 재건설은 이민자들과 함께 협력할 때 더 빠르고 더 견고하게 이룰 수 있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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