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건강] 건강한 부부 싸움

상담 중에서 만나는 많은 부부는 서로에 대한 실망감과 극복되지 못하는 갈등으로 상담자를 찾습니다.

또한, 대부분 부부들은 서로에 대한 실망감은 물론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상대 배우자가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결혼 생활에 대한 회의를 느낍니다. 부부 갈등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도 가장 큰 원인들 중 하나는 부부간의 건강한 부부 싸움이 결여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한인 부부들은 부부 싸움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서로 간의 갈등이나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부부 싸움을 피하기 위해 한쪽 배우자가 일방적으로 참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단기적으로는 문제를 회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문제의 해결은 고사하고 참는 배우자의 인내는 심리적인 무기력감과 낮은 자아 존중감으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국에는 부부간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렇기에 건강한 부부 싸움은 서로 간의 이해는 물론 이후에 생길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게끔 도와주기 때문에 건강한 부부 싸움은 꼭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건강한 부부 싸움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먼저, 보통의 부부 싸움은 서로 다른 가정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하나의 가정을 이룰 때 자신들이 자라면서 배워 온 가치관이나 생활 방식이 옳다고 생각하는 데에서 생겨납니다. 따라서 건강한 싸움은 서로 간의 다른 가치관이나 생활 방식이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으로 여기고, 그에 대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부부들은 자신들의 생활 방식이나 판단이 맞고 상대방이 틀리다고 생각하므로 상대방을 고치려고 애를 많이 씁니다. 따라서, 건강한 싸움에서는 부부들이 상대를 고치기보다는 서로 간의 의견 교환을 통해서 서로에게 적합한 생활 방식이나 가치관을 ‘재창조’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부모에게서 배워온 과거의 가치관으로 현재의 삶을 살고 상대 배우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내 배우자가 함께 창조한 새로운 가치관과 생활 방식으로 현재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또한, 건강한 싸움은 한 배우자가 일방적으로 이기거나 지는 것이 아닌 부부의 상호 협력이 바탕이 된 서로 간의 양보가 적절히 있어야 합니다. 배우자의 생각이나 의견을 무시하고 나의 의견을 관철하는 것은 부부 관계를 병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따라서, 부부 관계는 줄다리기 같이 승자와 패자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부가 함께 댄스를 추듯이 서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하며 조율을 하는 관계입니다. 더욱이 부부관계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부부는 인생의 동반자로서 가정이라는 공동의 울타리를 건강하게 지켜나가는 협력자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문의: 703-957-8618

권미경 박사/홉스프링 아동가족 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