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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청문회 - 박성한/VA 프레드릭스버그 거주

출근 전 안개가 자욱하여 시야가 뿌였다. 강가에 들러 사진 한 컷 찍고 가고 싶다. 나는 날씨가 이상하면 강가에 나가 사진 찍는 이상한 버릇이 있지만, 시간상으로 너무 늦어 그냥 가게로 가기로 했다. 왠지 서운하다.

아침신문을 펼치고 제목을 훑어보다 나도 모르게 눈이 멈춘다. “손녀 안고 온 세션스…호통도 면박도 없었다”. 중앙일보 2면에 사진과 함께 난 기사다. 아무리 동·서양 문화가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하면서 속에서 이상한 부러움이 솟아오른다. 미국 법무부장관 청문회 기사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청문회에 때문에 얼마나 사회가 혼돈 속에 있는가? 청문회에 불려온 사람 대답도 그렇고, 질문하는 국회의원은 사건 본질보다는 이 기회에 자신의 위치와 존재를 과시하여 차기 국회 입성을 노리는 광고인지 당내 지위를 키우는 건지 모르겠다. 심지어 국무총리에게 삿대질까지 하다가 국민들의 반감을 산 사실도 있다. 어쨌던 이 기사에서 법무부장관 후보 세션스(71세)가 청문회에 부인과 딸 내외, 4명의 손녀와 함께 참석했다. 법사 위원장은 청문회를 시작하기 전 세션스에게 가족들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예정자는 모두발언에서 “이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사랑과 지원에 감사를 표합니다. 내가 해외 출장을 다닐 때 30년 이상 가정을 꾸려온 아내 렌다입니다. 나는 오늘 가족과 함께해서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러한 일들이 한국 청문회에서 가능한 일일까?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청문회에서….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이 청문회는 가족과 함께하는 행사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도 이런 청문회가 언젠가 열리겠지 하면서.

또 엊그제 영국 메이 총리가 국민들에게 하는 신년 연설이 떠오른다. “우리가 유럽 연합을 탈퇴한지 6개월이 지났다. 그 결정은 미래가 불투명 하지만,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더 밝은 미래가 인도할 것이라고 믿으며 결정했다.”

우리 한국 국회에서도 내가 죽기 전에 이런 청문회가 있으면 하면서 창밖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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