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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 국제 칼럼]‘시민 혁명’과 정당의 대선 공약

박영철 / 전 세계은행 경제학자

한국의 ‘시민 혁명’과 각 정당이 본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내놓을 핵심 선거 공약, 시대정신을 응축하는 선거 슬로건, 그리고 이를 둘러싼 쟁점의 연관성을 검토해 보겠다.

오는 5월9일로 확정된 대선에 후보를 내려고 준비 중인 정당은 야권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과 구여권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이다.

우선 각 정당의 지지도를 보자. 지난 15일 리얼미터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51.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국민의당이 12.3%, 자유한국당(옛 극우 새누리당 분신)이 11.3%, 정의당이 5.3%, 그리고 바른정당(옛 중도 보수 새누리당 분신)이 4.7%로 최하위를 차지한다.

또 가장 최근(3월 17일)에 발표한 한국갤럽의 대선 후보의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이 33%로 단독질주하고 있고, 그 뒤를 큰 격차를 두고 안희정(18%), 안철수(10%), 이재명(8%), 홍준표(2%) 등이 따르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정당 지지도가 1위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만 검토하겠다. 민주당 경선에 나온 후보는 현재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과 최성 등 네 명이다. 벌써 4회의 토론에 나온 이들의 비전과 선거 공약은 무엇인가? 크게 네 가지이다. ‘적폐청산과 대연정’, ‘경제민주화와 복지 국가’, ‘정치제도 개혁과 개헌’, 그리고 ‘대북 문제와 사드(THAAD) 배치 찬반’ 등이다.

첫째, 박근혜 탄핵을 일궈낸 일등 공신인 촛불민심이 정치권에 최우선 과제로 넘긴 것은 국정 농단의 주역들과 부역자들의 적폐청산 문제이다. 이에 대한 세 후보의 입장에는 제법 심각한 차이가 있다. 문재인 후보는 “무엇보다 적폐 청산이 우선이다. 원칙 있는 통합이 중요하다. 적폐청산 세력과는 손잡을 수 없다”고, 안희정 후보는 “모든 정당과의 대연정을 통한 대개혁을 해야 한다”고, 이재명 후보는 “적폐 청산 없이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후보들은 적폐 청산과 대연정(Big Coalition) 간의 우선순위 문제뿐 아니라 누가 대연정의 대상자가 될 것인가에 대해 심각한 의견 차이를 보인다.
그러면 대연정이나 대통합에 대한 정치권 밖의 반응은 어떤가? 천주교 제주 교구장 강우일 주교의 말씀이다. “갈등 봉합한다고 뒤죽박죽 섞어 통합 흉내 내선 안 된다”며 정치 정의의 가치관을 구현할 수 있는 통합만이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둘째, 촛불민심의 최대 염원은 새로 탄생하는 정부가 ‘헬조선’에서 피폐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국민을 소득 양극화가 해소되고, 지속성이 있는 ‘행복한 삶’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이런 촛불민심의 소원을 달성하기 위하여 서로 경쟁적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 국가 건설, 그리고 소득 불평등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공약하고 있다. 이런 공약의 큰 틀에는 후보 간에 별 차이가 없다.다만 이재명 후보는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데, 정부가 일정 조건에 맞는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런 공약이 가져올 사회적 도덕성 해이 문제와 재원 조달이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셋째,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지난 50여 년간 한국의 온갖 비리와 부패, 그리고 정치적 독재를 가능케 한 반민주적 정치 제도의 대대적인 개혁을 주장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런 정치제도 개혁은 반드시 다음과 같은 요소를 포함할 것이 확실하다. 헌법 1조에 명시된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을 실천하는 철저하고 효용적인 삼권분립의 보장, 대통령과 국회 의원 선거법 개정, 검찰과 법원 개혁, 경찰과 국정원 개혁, 언론 개혁 등등이다.

넷째, 민주당 경선 후보 모두는 황교안 권한대행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한국 미군기지 안에 사드(THAAD)를 배치하려는 대북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 간 중요한 뉘앙스 차이도 감지된다. 문재인 후보는 사드 배치 결정을 다음 정권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안희정 후보는 “한미의 기존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사드 배치의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야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재명 후보는 가장 단호하게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5월 9일, 박근혜 탄핵을 일궈낸 촛불민심은 어느 정당의 후보를 선택할까? 한국의 백년대계가 좌우되는 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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