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사역칼럼] 아내를 지키기 위해서?

히틀러가 집권하고 유대인들의 박해가 도를 더해가던 무렵,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K. 야스퍼스가 겪은 일화는 유명하다.

그의 아내는 유대인이었다. 야스퍼스는 대학으로부터 “계속 일하려거든 이혼하라”고 강요당했다.

그는 아내를 포기할 수 없어 교수직을 내려놨다. 정세는 더욱 혼란스러워졌고, 스위스 제네바 대학은 야스퍼스를 교수로 초대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야스퍼스는 나갈 수 있어도 유대인은 나갈 수 없다고 막았다. 그는 유대인 아내를 보호하고 지켜주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제네바 대학의 부름을 거절했다. 야스퍼스는 “어떤 시련과 역경이 온다 해도 나는 내 아내를 지킬 것이다. 그것이 내 사명”이라고 말했다.

살다 보면 ‘잘 산다는 게 무엇인가?’ 질문할 때가 있다. 어떻게 살면 보람있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세상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목적과 사명 없는 인생은 무가치한 것”이라고 말한다. 사명을 따라 사는 것이 보람된 인생, 잘 사는 인생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사명을 발견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인생이 긴 것 같아도 그렇지 않음을 한 해, 두 해 살면서 느낀다. 사실, 사명을 따라 산다고 해서 출세가 보장되거나 성공한다는 말은 아니다. 사명보다 당장 눈에 보이는 돈이나 명예, 인기를 위해 살다가 “인생 허무하다”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신앙도 그렇다. 믿음으로 사노라 하나님을 위해 산다고 말하면서도 돈 때문에 하나님 믿고, 돈 때문에 교회 다니고, 돈 때문에 신앙 포기하고, 다니던 교회도 버리고 가는지 모른다.



야스퍼스의 아내를 지킨 사명 이야기보다 더 위대한 이야기가 있다. 죄에 대한 인류의 형벌 앞에 십자가의 길을 가신 예수님, 그분은 자신이 짊어지실 저주의 십자가가 너무나 감당키 어려운 줄 아셨기에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옮겨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나 피하지 않고 그 길을 가셨다. 적당히 피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예루살렘을 향해 가는 예수님에게 혹자들은 “피하라”고, “이번만은 면하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 길을 피하거나 물러서지 않으셨다.

돈 때문이 아니다. 명예 때문도 아니다. 많은 사람이 박수치는 환영의 길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 길을 가셨다. 그 길이 사명의 길이고, 주님이 그 길을 가셔야 ‘생명’과 ‘구원’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라고 고민하는 것은 나와 모두를 잘살게 하는 길이다. 그러나 그것이 생각에 그치면 유익이 없다. 비록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하나님이 내 인생에 주신 사명이 있다면 그것이 내가 가야 할 길임을 인정해야 한다. 일어나 걸어야 한다. 당신 인생에 가장 후회 없는 걸음을 걷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문의: Word4u@gmail.com

손기성/처치클리닉 대표·교협 회장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