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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한국 국립공원과 미국 국립공원

산천초목이 새로운 생명을 싹틔우고 꽃을 피우는 싱그러운 봄이 찾아 왔다. 많은 사람이 봄을 만끽하기 위해 아름다운 들과 산을 찾아 나서는 계절이다. 각 지역의 국립공원도 손님맞이에 한창 분주하다. 국립공원이란 한 나라의 자연풍경을 대표하는 경승지를 국가가 법에 따라 지정하고 이를 유지, 관리하는 자연 공간을 가리킨다. 미국은 우리가 잘 아는 옐로스톤을 비롯해 33개 국립공원이 있다. 한국에서는 1967년 지리산이 제일 처음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올해로 벌써 50년이 되었다.

지리산은 설악산, 북한산과 더불어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국립공원 중 하나다. 지리산은 삼도봉(三道峰)을 기점으로 경상남도, 전라남·북도 3개 도를 품에 안은 면적으로 22개의 국립공원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잠을 자지 않고 종주를 해도 꼬박 2박3일이 걸린다. 지리산이 가지고 있는 비경들은 십경이라 불리운다. 이러한 절경이 오랫동안의 불법 벌목과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들에 의해 훼손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지리산국립공원 사무소 조사에 의하면 연간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총량이 2008년에 140톤에 이르렀다고 한다. 현재는 국립공원 당국의 철저한 관리와 등산객들의 협조로 10분의 1가량으로 줄었다고 한다. 산불방지와 동식물 보호 차원에서 유명한 탐방길도 10년 이상 입산을 금지하고 있다. 취사와 야영도 제한될 뿐 아니라 담배를 피우거나 도토리 몇 알만 주워도 1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되거나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자연을 훼손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경우는 더 엄하다. 종종 한국인들이 공원 내에서 고사리나 쑥, 냉이 등을 캐거나 해변에서 법으로 정하는 양을 초과해서 조개류를 채취했을 경우에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되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을 해야 한다. 미국인과 한국인의 자연에 대한 견해 차이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다. 우리의 개념은 집 밖에 것은 쉽게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는 것이고,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은 내 것이 아니면 함부로 소유할 수 없다는 점이 다르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존재할 때 더욱 가치를 더하고 아름답기 마련이다. 그리고 모두가 같이 즐길 때 행복감은 배가 된다고 본다.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작가 윌리스 스테크거는 “국립공원은 미국이 만들어낸 최고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빌딩들도 가득 찬 도시들이 즐비한 미국이지만 도시를 벗어나면 쉽게 자연 공간을 접하게 되고 주립공원이나 국립공원 들이 자연형태를 최대한 유지된 채로 관리되고 있는 점이 우리와 비교된다.



한국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외교관들이 서울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도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리고 지정학적으로도 가장 완벽한 수도라고 말한다. 그 중 한 사람인 독일 외교관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수도는 정돈된 도시공간에 인공공원으로 만들어 졌지만 서울은 북한산, 수락산, 남한산, 관악산 등 자연 지형이 조화롭게 만든 가장 아늑하고 살기 좋은 오직 하나 뿐인 수도”라고 극찬을 했다. 이렇게 훌륭한 아름다움을 무절제한 도시 계획으로 지어진 아파트 숲이 경관을 망쳐 버리고 말았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우리의 후손들이 수락산 정상에서 국립공원인 북한산을 바라보게 될 즐거움을 지워 버리고 만 것이다. 현실이 안타깝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김태원/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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