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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칼럼]스파이더맨: 홈커밍 07월 07일 2017년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온 서민 히어로

신선함과 젊음을 무기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이를 갈고 선보인 <스파이더맨: 홈커밍> 이 미국 첫 주말 4348개 상영관에서 1억1700만 달러의 흥행성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었다. 예상했던 결과이지만 소니 픽쳐스에서 갖고 있던 판권을 마블이 다시 되찾아와 만들어낸 쾌거이므로 의미 있는 결과이다. 평단에서도 호평을 이끌어내며 로튼토마토 신선도 93점, 메타크리틱 73점으로 나름 선방한 모양새다. 당분간 전 세계 극장가는 스파이더맨이 활개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17년 최고 기대작 <혹성탈출: 종의 전쟁> (07.14 개봉)과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덩케르크> (07.20 개봉)가 개봉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스파이더맨:홈커밍> 은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에서 한차례 씬스틸러로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톰 홀랜드가 15살의 스파이더맨을 연기한다. <더 임파서블> 에서 데뷔해 뛰어난 연기로 할리우드 기대주로 등극했던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좋은 연기와 나름의 아우라로 극 전체를 무리 없이 이끌어 나간다. 메가폰을 잡은 존 왓츠 감독은 검증되지 않은 신인에 가까운 감독이다. 마블 스튜디오는 원석에 가까운 감독을 발굴해 성공시키는 것에 나름 쾌감을 느끼는 듯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의 제임스 건 감독이나, <캡틴 아메리카> 의 루소 형제처럼 신인 감독들의 천재성을 이끌어내는 마블 스튜디오의 능력은 높게 평가할만하다.

이번 작품에서 톰 홀랜드 만큼 주목을 받은 배우가 있다. 바로 원조 배트맨으로 탄탄한 연기와 내공으로 잔뼈가 굵은 배우 마이클 키튼이다. <버드맨> <스포트라이트> <파운더> 등으로 유명한 그는 세상을 위험에 빠뜨리는 역대급 빌런 벌처로 스파이더맨과 맞서 그냥 액션 영화를 액션 블록버스터로 만들어 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또한 이 작품의 캐스팅은 감독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다. 극 중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뉴욕 퀸즈에 위치한 고등학교를 다니는 설정이다. 퀸즈라는 곳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곳이기에 감독은 인종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캐스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극 중 피터 파커의 친구들은 각각 다른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스파이더맨은 여태까지의 스파이더맨과는 확실한 차별성을 주고 있다. 토비 맥과이어의 고뇌하는 스파이더맨, 앤드류 가필드의 진지한 스파이더맨과는 다르게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철부지 사고뭉치 재기발랄한 평범한 어린애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에서 동경하던 히어로들과 만난 후의 이야기로 풋내기 피터 파커는 세계를 구하는 히어로가 되고 싶어 하지만, 아직은 어리숙하고 잦은 실수에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에게 꾸중만 듣는 한참 모자란 히어로 워너비다. 이번 작품은 아무래도 이런 어리숙한 스파이더맨의 성장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니 만큼 진지하기보다는 엉뚱하고 유머러스함을 곁들인 감독의 판단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1962년 이래로 수많은 스파이더맨을 봐왔던 관객을 위해 마블은 이번 작품에서는 마블만의 스파이더맨을 관객에게 각인시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피터 파커의 캐릭터 구축과 배경 그리고 능력의 차별성, 확립 등 한 편의 영화에서 이 모든 것을 다루기에는 벅찰 수밖에 없다. 그러한 이유로 결국 130분의 러닝타임으로 태어났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시간 동안 얼마나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끌고 나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상대적으로 호불호는 갈리는 상황이지만, 필자는 130분을 채택한 것은 실수이고 명백한 실패라고 본다. 쉴 새 없이 곳곳에 유머러스함과 액션들을 배치시켜 놓기는 했지만, 스토리 진행의 리듬에 엇박자가 나듯이 맥을 끊는가 하면, 스파이더맨만의 통쾌한 거미줄 액션신은 너무 부족했다.

한줄평: 자신감으로 한껏 주물러 만든 탄산 무첨가 어린이 맥주


길진범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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