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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 국제칼럼]한반도에 핵전쟁은 절대 안 된다!

지난 12일 워싱턴포스트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인 ‘온 세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한반도의 핵전쟁 위기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 현 상황은 누구도 모르는 극도의 불안과 불확실성의 순간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한반도에 핵전쟁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는 신념과 이를 실현할 강력한 의지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하다가 대한민국이 이 같은 절체절명의 ‘핵전쟁 위기’에 도달하게 되었는가?

이 위기는 지난 8일 워싱턴포스트가 미 정보당국 보고서를 인용하여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보도하면서 촉발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면, 이는 북한이 ‘완전한 핵보유국’ 문턱을 넘은, 이르면 내년 핵탄두 ICBM으로 미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보유한다는 진단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이 같은 북한의 군사력은 한반도 안보 균형을 단번에 깨버리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의 위력을 가진다는 뜻이다. 미국은 북한에 유리한 이런 상황의 발전을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말한 파격적인 대북 경고가 나온 가장 핵심적인 이유이다.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미 언론계가 “즉흥적이고, 차분히 준비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비난한 화염과 분노 발언이 있었던 8일부터 오늘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간의 ‘말 폭탄’은 그 수위가 점차 고조, 현재 한반도 상황은 핵전쟁의 임계치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 8일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협박에 북한군 전략군 대변인은 “괌도 주변에 대한 ‘화성-12’의 4발로 포위 사격”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11일 트럼프는 “북한이 현명하지 못하게 행동한다면 이제 군사적 해결책(military solutions)이 완전히 준비됐고(in place) 장전됐다(locked and loaded)“고 경고했다.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한 한반도의 핵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최대 관련국인 미국과 한국, 그리고 북한의 최근 입장과 전략을 정리해 보자.
트럼프가 지난 11일 처음으로 ‘선제 타격, 예방 전쟁, 군사적 해결책’ 등을 공언한 미국의 상황은 매우 복잡하다. 왜냐하면, 한반도 핵전쟁 위기에 대한 미 정가의 입장은 찬반 양 진영으로 갈라져 있고, 미국 언론과 국민의 절대다수는 강력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강조할 점은 지난 주말(11~12일)부터 갑자기 백악관과 행정 고위 관료가 한목소리로 미 국민과 북한을 상대로 “핵전쟁 우려 불식”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사실이다. 한때 선제 타격 등 강경 발언을 한 백악관의 국가 안보보좌관인 H.R. 맥마스터를 위시하여, R. 틸러슨 국무장관과 J. 매티스 국방부 장관 등이“미국은 북한의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고,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고위 관료들의 ‘북핵 위기감 해소’ 발언 덕분에 지난 월요일(14일) 미 증시의 다우존스가 135.39포인트, 그리고 나스닥 지수는 83.68포인트(1.34%!)나 상승 마감했다.



이제 만에 하나, 핵전쟁이 날 경우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에 당면할 한국의 입장은 어떤가? 현재 한국 정부의 북핵 대응 전략은 아래 세 가지 원칙으로 집약된다. 첫째, 우리의 허락 없이는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안 된다. 둘째,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셋째, 이른 시일 안에 북한과 평화 협상을 시작하겠다. 이 같은 문재인 정부의 북핵 대응 전략은 국민 절대다수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동경 특파원 안나 피필드는 지난 10일 ‘남한 국민은 묻는다: 위기? 무슨 위기?’라는 기사에서 “북한 로켓의 사정거리 안에서 사는 수백만 남한 국민은 지난 목요일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일주일간 한국 국민은 임기응변적이고 도발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 촉발된 핵전쟁 위기감에 놀라울 정도로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는 뜻이다.

북한의 움직임은 어떤가? 지난 8일 이후 잠행 중이던 김정은은 14일 ‘괌 포위 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당분간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일단은 ‘Wait and see’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본다.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치열한 ‘말 폭탄’으로 촉발 직전까지 갔던 한반도 핵전쟁의 위기가 오히려 영구적인 평화 정착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박영철 / 전 세계은행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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