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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투고]추수감사절을 맞아서

해마다 추수감사절에는 한 해 동안 감사한 것을 간단히 돌아가며 나누는 것이 우리 집의 전통이다. 최근에는 늦게 결혼해서 먼 곳에 사는데다 어린애들이 있어 아들네는 참석을 못 하지만, 가까이 사는 딸네와 시집 식구가 고정 식구이다. 여기에 딸이 이런 분 저런 분을 초대해서, 그날만은 미국의 전통적인 음식을 나눈다.

요즘같이 험악하고 부정적인 세상에 올해는 생각만 해도 나를 즐겁게 하는 귀한 친구를 주신 하나님께 특별히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 친구는 내가 운영하는 가게의 손님이었다. 오래전에 은퇴해서 일 년에 몇 번씩 따로 만나 손자 손녀 얘기 등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그녀는 아주 멋쟁이 백인으로 겉으로는 나와 모습이 다르지만, 나이는 동갑인데다 하나님을 열심히 믿는다. 그녀의 손자 손녀와 우리 외손주와 손녀는 나이도 비슷하고 모습도 서로 비슷해서, 만나면 할 얘기가 풍성하다.

내가 그 친구를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고 어려운 결혼생활을 했지만, 성경의 말씀같이 풍부한 삶을 살며 주위에 하나님의 향기를 나누고 있는 아름다움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 친구의 어머니는 미인으로, 14살 때 이 친구를 낳으신 후 6번을 정식으로 결혼하고, 동부와 서부의 많은 도시를 새 남편을 따라 이사를 했다. 덕분에 이 친구는 학교를 자주 옮겨야 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었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두 번을 이사하는 바람에 성적이 나빠서 대학을 못 갔다고 한다. 어머니의 남편 중에는 자살한 분, 창녀를 소개하는 분, 술중독으로 돌아가신 분, 마약을 하는 분들도 있는 등 험한 환경이었지만, 하나님은 항상 이 친구를 지켜주신 것 같다.

이 친구는 열심히 일하고 긍정적이고 따뜻한 성품이라 큰 회사 최고경영자의 보좌관으로 일하다가 은퇴를 했다. 자전거 동우회에서 만난 두 번째 남편은 큰 회사의 중역으로 은퇴하여, 경제적으로 풍부하지만, 여행을 다니며 취미 생활을 하고 겸손하게 살면서 주위의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있다. 어릴 적부터 아기를 꼭 갖고 싶어 했던 친구는 친자식이 없지만 남편의 딸을 친자식과 같이 사랑하며, 그 딸을 통해 하나님을 영접하고, 한국입양아 사위와 세 명의 손녀 손주를 정성껏 사랑하며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있다.

어머니를 원망한 적이 있냐는 내 질문에 그 친구는 오히려 자기를 길러주겠다는 친지 친척에 맡기지 않고, 가는 곳마다 자기를 꼭 데리고 다니신 어머니께 감사드렸다.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례식에 자기도 모르게 어머니의 도움을 받은 모르는 분들이 많이 참석하셨다며, 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만을 간직하고 있다.

자기 가정만이 아니라 어머니가 결혼하셨던 남편들의 가족도, 그 속에서 생긴 자기의 남동생도 다 돌보며, 교회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열심히 사는 그에게는 남에 대한 원망 대신, “왜 하나님을 진작 만나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만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며, 예수를 영접해야 천당에 간다고 열심히 전하고 있는 그 친구를 만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최숙자 / 비엔나,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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