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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르포

“평범하지만 기적같은 미국 민주주의의 정점”
취임 축하 90만 인파… 대부분 백인
시위 격화, 미국 수도 온종일 갈라져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대통령이 취임했다.

워싱턴 내셔널 몰을 가득 메운 90만 인파는 미국 제일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열광했다. 이들은 떠나가는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짧게 환호했고, 취임식을 찾은 힐러리 클린턴 부부의 모습에 박수쳤다. 모든 종교와 성정체성의 평등을 이야기 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찰스 슈머 의원의 연설에는 야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마치고 수락연설을 하는 순간 먹구름이 잔뜩 끼었던 하늘에서 비가 쏟아졌다. 취임연설을 통해 미국 제일주의를 다시 한 번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연설 말미에 외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구호를 관중들이 모두 함께 우렁차게 따라 외쳤다.

1789년부터 이어온 미국 대통령 선거와 평화적인 정권이양의 역사는 ‘평범하지만 기적같은’ 미국 민주주의의 정점이다. 1789년 조선 정조대왕이 화성궁으로 행차를 떠나던 때부터 시작된 미국 대통령 선거는 끊임없이 이어져 20일 45대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다.



취임식 참석을 위해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다양했으나 백인들의 수가 그 어느때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자가 위치했던 의사당 북서쪽 입석 자리. 기자 주변으로 오하이오, 인디애나, 위스컨신에서 방문한 트럼프 지지자 가족들이 모여 섰다. 펜스 부통령의 오랜 후원자라고 밝힌 노신사는 부통령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못 미더워도 부통령을 본다면 앞으로 4년간은 문제 없다”고 말한다. 오하이오에서 딸 셋과 아내와 방문한 존슨씨는 아이들의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어주기에 바쁘다. 취임식을 기다리는 두 시간 동안 짜증도 없이 흥겨워하는 이들 가족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숨어있던 지지자들이다. ‘앵그리 백인’이라고 선입견 섞어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들의 숨은 지지자들은 실제로는 보수적 정치적 올바름으로 무장한 기독교인들이 대다수다. 이들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취임식장에 등장하자 “이 자리에 온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그녀를 향해 야유를 보내는 웅성임이 멀리서 들리자 존슨씨는 딸아이에게 찡긋 윙크하며 “너무하지?”라고 속삭였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장으로의 긴 행렬은 오전 7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메트로 전철은 3분 간격으로 인파를 쏟아냈다. 하지만 군더더기 없이 질서정연한 모습에 미국인들의 저력이 새삼 돋보였다. 내셔널 몰을 둘러싼 워싱턴 DC는 요새처럼 물샐틈 없었다. 군인들이 경계하고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경찰들은 질서를 유지한다.

워싱턴 DC에서 보기 힘든 헬기의 저공비행으로 소란했다. 거리마다 벌어지는 시위대의 목소리도 그못지 않게 요란하다.

취임식이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연설이 짧은 것은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야”라고 시위대의 누군가가 소리쳤다. 길을 걷는 백인 젊은이들이 “USA”라는 외침으로 맞받아친다. 솔밭처럼 갈라진 진영의 외침이 유니언 스테이션 역 주위, 크게는 미국의 수도를 온종일 갈랐다.

많은 워싱턴 지역 한인들도 취임식 속에 있었다. 한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한인사회의 발전과 한미동맹의 강화에 앞으로도 미국정부가 노력해주길 기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위대한 미국은 더이상 “미국의 국경 대신 타국의 국경을 지키고, 미국의 중산층들을 해체하며 타국민들의 경제성장을 이룩해주는 덧없는 짓”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런 미국에서 한인사회의 발전과 한미동맹의 강화를 이루기 위한 지혜를 찾기 위해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박세용 기자 park.sey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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