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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은 살고 싶다는 내면적 외침”

심층취재 미주 한인자살 실태와 대책<하>
질병으로 인식하는 게 우선
상담·약물치료 병행해야

한인 자살 실태를 다룬 보도 <본지 20일자 a-1면> 에 따르면 매주 한인 3~4명이 자살을 택한다. 살면서 우울증과 각종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때 주변의 작은 관심과 도움이 있다면 한 생명을 나락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살 전조증상
자살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려는 사람의 80퍼센트가 사전에 위험 신호를 보인다. 워싱턴 가정상담소 송은희 상담사는 “평소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거나 살아갈 힘을 잃었다, 그 동안 고마웠다, 더 잘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 등의 말을 하는 건 자살 위험의 직접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또한 자신의 소중한 물건을 주변에 나눠주거나 사람들과의 관계 기피, 술이나 약물 복용의 증가, 스트레스로 인한 감정 기복의 심화 등 평소보다 불안한 행동을 보이면 자살의 전조증상을 의심하고 더욱 관심을 기울여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살 원인 및 유형
한인 자살 문제를 현장에서 다루는 정신건강 전문가 권미경 박사(상담심리학, 홉스프링 아동가족상담소 대표)는 “자신이 처한 환경의 변화, 즉 실직이나 가정파탄, 심지어 세월호 사건 등을 접하면서 느끼는 상대적 상실감 등으로 인해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보편적 원인”이라고 전한다.



또 유전적으로 가족 중 자살 내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치심을 느껴 자살이라 인정하지 않고 사고사 등으로 바꿔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 남겨진 가족이 상처를 전문적으로 건강하게 해결하지 못해 결국 후세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한인사회에서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드러낼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고, 더구나 워싱턴 지역은 한인이 밀집한 대형 도시기 때문에 주변의 차가운 시선에 대한 두려움으로 숨겨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눈에 띈다”고 전한다.

▷자살 연령 및 특징
특히 최근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혹은 70대 전후의 자살 충동 및 상담 건수가 현저히 늘었다. 워싱턴 가정상담소 송은희 상담사는 “아이들의 경우 환경이 어렵거나 가정 폭력, 성적 및 친구 문제 등에 노출되면, 내가 죽어야 문제가 해결된다거나 새로 태어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특히 상담을 해도 다시 현실로 돌아가면 환경이 그대로니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현실을 탓하며 자살 충동까지 이어지는 게 특징”이라고 말한다.

권미경 박사는 “60대 후반 혹은 70대가 되면 사회적으로 모든 지위에서 내려와야 하는 시기이자 가정에서는 자녀 성장 등 모든 의무가 끝나는 시기이므로 우울증과 외로움을 겪게 된다”며 “게다가 사회적 욕구도 충족되지 않는데 건강상 이상 신호마저 와 버리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자살까지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게 특징”이라고 진단한다.

▷자살 극복 방안
자살 상담 및 충동에 대해 전문가들은 ‘순간적인 화’에 불과하다고 간과하거나 ‘질병으로 인식하는 것’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모니카 리 소장은 “아동기 혹은 청소년기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경우, 스스로 어떠한 감정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른들이 간섭이 아닌 관찰의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며 “유난히 짜증이 많거나 반항적인 건 일차적으로 우울하다는 신호라는 걸 알고 아이들의 감정이 안정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전문가에게 상담을 요청하거나 대화로 소통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권미경 박사는 “한인들의 특성상 병을 키워서 막바지에 상담을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기간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살에 대한 생각은 되레 나를 살려달라는 삶에 대한 애착을 보이는 내면적 외침이라는 생각으로 단계에 따라 대화 및 상담,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이 외에도 젊었을 때부터 취미 혹은 사회적 종교적 봉사활동 등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 정신 건강을 윤택하게 관리하는 습관이 우울에서부터 자살까지 가는 길을 차단할 수 있는 지혜라고 거듭 강조한다.




진민재 기자 chin.minja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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