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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지역 ‘워터프론트’가 달라진다

천혜의 환경 ‘물의 도시’ 장점에 주목
네이비 야드, 와프 등 프로젝트 추진
내셔널 하버 모델로 VA도 개발 전망

최근 들어 워싱턴 지역에 강변 혹은 해변(waterfront) 도시 개념의 개발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워싱턴D.C.를 비롯 북버지니아와 수도권 메릴랜드 지역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같은 항구도시 이미지는 갖추지 못했으나 이들 지역보다 훨씬 뛰어난 천혜의 항구자원을 갖추고 있다.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펜실베이이아를 아우르는 지형은 서쪽부터 산간지역, 구릉지역, 해안가 평원지역으로 나뉘는데, 애팔래치아 산맥과 블루릿지 산맥의 고산준령에서 비롯된 30여개의 하천이 대서양 쪽으로 뻗어내리면서 넓은 대평원 지역을 만들었다.

라우던카운티만 해도 야트막한 구릉지역을 형성하지만, 페어팩스카운티로 넘어와 평야지대를 이루고 넓은 강 하구와 체사픽만을 만나 선박의 진출입이 자유롭다. 체사픽만에 위치한 메릴랜드 주도 애나폴리스의 예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체사픽만 일대 해안은 수심이 깊은 반면 파도가 거의 없어 천혜의 항구 환경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잇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대형 항구는 물론 해안이나 강변도시 이미지도 갖지 못했던 이유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등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 워싱턴 메트로 지역 대부분의 강변과 해변은 연방정부 소유다. 워싱턴D.C. 포토맥강은 매우 훌륭한 항구조건을 갖췄음에도 대부분의 하천부지는 연방내무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국이 소유하고 있다. 대서양을 낀 대형 물류 루트는 뉴욕과 볼티모어 등에 뺏겨 물동항 개발에 따른 경제성도 크지 않아 변변한 항구하나 갖지 못했던 것이다. 포토맥강의 거의 유일한 워터프론트 항구라고 할 수 있는 조지타운의 워싱턴 하버와 케네디 센터, 워터게이트 호텔을 중심으로 한 워터게이트 컴플렉스 등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워터프론트 개발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추진되는 등 뒤늦게 ‘물의 도시’ 워싱턴의 진가를 발견해 나가고 있다. 워싱턴 사우스이스트 지역의 캐피털 리버프론트와 워싱턴 네이비 야드, 11번가 브릿지 파크, 그리고 와프(Wharf) 등의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모두 포토맥강의 워싱턴 하버보다 하구 쪽이거나 항구 입지가 훨씬 더 좋은 애나코스티야 강변을 끼고 있다. 애나코스티야 강변 쪽의 경우 D.C. 도심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반경 2~3마일 내에 위치해 있다.

워싱턴 지역의 강변 도시 프로젝트는 항구를 개발해 물류가 들고나는 항구로서의 기능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선박 접안 시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요트 클럽이나 쉽야드 멤버쉽 클럽에 불하돼 전경을 만드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물비린내를 맡을 수 있는 아름다운 강변을 따라 산책로를 만들고 인근에 대형 쇼핑시설과 대규모 주택단지를 건설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2006년말 개장한 메릴랜드주 프린스조지스카운티의 내셔널 하버와 2016년 개장한 MGM 카지노 등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항구 흉내’를 낸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불과하지만, 곁에 물을 뒀다는 이유만으로 프리미엄이 붙는다. 현재는 워싱턴D.C.와 가까운 곳에 개발이 집중되고 있지만, 조만간 버지니아주 웃브릿지와 콴티코 등 남쪽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남서부 ‘와프’ 최고 상권 부상

워싱턴D.C. 정부는 장장 20년에 걸친 프로젝트 검토작업 끝에 ‘와프’ 개발을 최종 승인함으로써, 각별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로운 개발 지역이기 때문에 한인들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지역은 앞으로 조지타운이나 펜 쿼터, 7번가 노스웨스트, 유니온 스테이션 지역을 능가하는 워싱턴D.C. 최고의 번화가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 워싱턴의 한인 자영업자들이 밀려나는 것은 한인경제를 위해서도 좋지 않은 일이다. 소규모 그로서리, 리쿼 스토어, 세탁소, 델리 등 한인이 주로 운영하던 업소들이 재개발에 밀려 사업을 접는 일이 많아지면서 관련 업종의 지배력이 날로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업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한인들의 부와 일자리가 동시에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워싱턴의 중심부에서 한번 밀려나면 재진입이 어렵다는 점에서 한인 경제의 새로운 먹거리 구축을 위해서도 참여가 절실하다.

특히 워싱턴은 구도심의 재개발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새로운 업종을 개발해 이러한 상권으로 진출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워싱턴 최고의 입지 조건

와프 재개발 지역은 누가 뭐라고 해도 워싱턴 최고의 프라임 로케이션으로 분류된다. 이스트 포토맥 파크와 포토맥 강, 그리고 워프 지역을 아우르는 황금 삼각지대로 꼽히고 있다. 워싱턴 지도를 놓고 보면 워싱턴의 한가운데이고, 도심 지역에서 유일하게 미개발 지역으로 남아있던 곳이다. 랑팡 플라자 메트로 역과 워터 프론트 메트로 역에 바로 인접해 있으며, 내셔널 몰의 박물관과 연방 의사당 건물까지 쉽게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다. 조지타운에서 내셔널몰로 진입하는 것보다 시간이 1/3 이하로 줄어든다. 강변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수상택시와 유람선에 의한 근접성도 매우 높다.

무엇보다도 이 지역 재개발 사업은 워싱턴D.C. 정부가 수십년간 공들여왔다. 15년에 걸친 타당성 검토작업과 5년에 걸친 치밀한 설계가 진행돼 왔다. 본격적으로 개발이 추진된 것은 지난 2007년이다.

프로젝트에 포함된 대부분의 토지는 연방정부와 워싱턴 시정부 소유다. 시정부는 마스터 플랜을 짜기 위해 관련부서 공무원과 개발업자, 그리고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모두 5백여회의 미팅을 가졌다. 조닝 변경과 법률 문제 검토, 그리고 환경 타당성 검사 등 5년여에 걸친 실무 작업 끝에 마침내 청사진이 나온 것이다.

워프 지역, 어떤 식으로 개발되나

D.C. 남서부 강변을 따라 조성된 이 지역은 원래 이름도 없었다. 이번 건설 프로젝트에서 워프(Wharf)라는 지명을 얻었다. 이 곳 강변을 따라 모두 51에이커에 달하는 지역에 복합주상복합단지가 조성된다. 2차에 걸쳐 프로젝트가 진행되는데 총사업비는 14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연면적 320만 스퀘어피트에 사무실, 상가, 주택 등이 들어서 이 지역의 면모를 일신할 것으로 보인다. 130피트 높이의 건물 10여개가 늘어서고, 조망권이 보장된 예닐곱 개의 건물과 파빌리온 등이 들어선다. 메인 애비뉴를 중심으로 이 지역 도로들은 모두 멋드러진 가로수길로 조성된다. 보행자 도로와 자전거 도로를 완비해 강변을 따라 걸어서 여행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거지역은 1차와 2차에 걸쳐 나눠서 공사가 진행되는데, 1차의 경우 콘도 134세대, 렌탈 아파트 657세대, 스튜디오 200세대 등이 들어선다. 거주자를 위해 1300여대의 주차장 시설이 별도로 마련된다. 새로 마련된 선착장에는 450대의 각종 보트가 접안할 수 있다. 선착장에도 각종 식당과 기념품 가게가 들어서 워싱턴의 또다른 명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6번가 사우스웨스트와 호프만 매디슨 워터프론트 사이에 대규모 공영주차장이 들어서 자동차 여행 근접성을 높였다. 주차장 수용 능력은 2천3백대에 이른다. 대형 호텔 3곳이 신축될 예정이며, 10에이커에 달하는 공공 오픈 구역, 그리고 6000석 규모의 공연장과 컨퍼런스룸이 들어선다. 상가 지역은 12번가 끝 쪽에 위치한 어시장과도 연결돼 있어, 한인들의 나들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공사는 곧 시작될 예정으로, 올 연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서 가장 현대적 분위기

이 지역 설계는 건축가 스탠 엑스터트가 총감독을 맡았다. 엑스터트는 자신의 건축회사 퍼킨스 이스트만을 중심으로 예닐곱개의 도심 설계 회사들을 이끌고 워싱턴에서 가장 현대적이고도 친환경적인 컨셉으로 설계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 건축의 가장 큰 특징은 ‘지속가능성(sutainability)‘이다.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 친환경 지붕 시공은 물론, 커다란 유리 커튼 외벽은 태양열과 조망권 확보를 위한 최적의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지역이 강과 바로 맞닿아 있기 때문에 홍수에 대한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배수로를 충분히 확보했으며, 빗물 배수로에 모인 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또한 천연개스 라인을 끌어들여 예상 전력 소비량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 메트로 지역 건축계에서는 이 지역이 미학적으로 거의 완벽한 도심환경을 구축했으며, 1백년 후의 미래까지 청사진에 담겨있다고 극찬하고 있다. 메릴랜드 주립대학의 로저 루이스 교수는 “건축가인 내가 이 곳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옥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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