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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30년 만의 운명적 만남

어언 3년 가까이 군문에 몸담았다가 사회로 나온 뒤 다시 미국에서의 또 다른 삶안에서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었을 때, 막둥이 동생이 한국 국도에서 운전 미숙으로 인한 자동차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동생이 못다한 교회생활의 몫을 다하기 위해 나는 망자들을 추모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한번은 내 활동이 신문에 소개되면서 망자 추모활동을 위해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기사화 되었다. 그런데 며칠 되지 않아 물품들이 배달되어 왔다. 감동했지만 그 선행을 베푼 이가 누구였는지는 전혀 알 길이 없었다.

2008년 2월 24일 친구를 구하고 팔로스버디스 인근 바다에서 이안류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 제임스 고(당시 24세)의 소식을 신문을 통해 알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부모는 아들의 1주기가 되던 날 나를 초청했다. 그런데 찾아 가보니 컴퓨터를 전해준 선행을 베푼 이가 같은 시기에 군대 훈련을 받았던 동기였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실로 30년 만에 운명적으로 만난 사이가 되었으며 생업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었던 고마운 동기였다.

이번 토요일은 동기의 아들이 실종된 지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이날은 아침 일찍 떠나 한 군데 묘지를 들렀다가 출렁대며 떠들어 댈 짜디짠 비린내 나는 팔로스버디스 바다 파도를 보러 간다. 그리고 고마웠던 동기에게 위안의 시간을 주려고 또 다시 찾아 가보려고 한다.


김 로마노 /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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