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고교생활] 영어 실력 높이려면 상상력 키워야

나는 종종 내가 영어 가르치는 일을 왜 좋아하는지 묻곤 한다. (내 전공은 과학이다!) 교육자 경력을 쌓기 시작할 때 나는 수학, 과학, 영어, 역사 등을 가르쳤었다. 나는 영어를 가르치면서 교육을 받는 학생들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모습에 묘한 매력을 느꼈다. 다른 과목은 다 같은 방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나는 영어만큼은 학생들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가르칠 수 없었다. 영어는 학생마다 개개인 성향에 맞도록 퍼즐을 맞추듯이 가르쳐야 했고, 이런 일이 나를 흥미롭게 했다.

영어를 이해하는 개개인의 능력과 차이는 크다. 모범학생마저 학교나 SAT 시험에서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지난 24년 동안 내가 학생들과 지낸 경험에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영어를 잘 읽고 쓰도록 설명하는 일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가장 최고의 영어 선생님은 사실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학생이 영어를 스스로 터득하고 배워가는 방법을 찾도록 돕는다.

학생의 효과적인 이해력 향상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생각하는 능력'이다. 영어구사 능력은 그 다음이다. 예를 들어 소설 속 장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눈으로 보는 것처럼 머릿속에 어떤 장소를 묘사하고, 주인공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해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소설 속 묘사 장면이 몇 장에 걸쳐 계속되면 머리로 따라잡기 어렵기 마련이다. 이런 묘사 장면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학생은 주인공들의 말과 행동에 맞춰 감정이입까지 해야 한다. 결국, 영어 읽기 등 배움의 과정은 '단어습득 →시각화→감정이입→상징적 의미 파악' 순이다.

내가 지켜본 영어 교육자 대부분이 저지르는 실수는 '교사가 학생의 정신적 이해과정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교사는 자기만의 교수법으로 영어 수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선생님이 어떤 주제를 가르칠 때 그는 단어만 설명하고 곧바로 상징적 의미 파악과 연결하곤 한다. 달리 이야기하면 영어 선생님은 영어 읽기 후 가르친 단어의 언어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출 뿐, 인식의 측면은 중시하지 않는 것이다. 교사가 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걸까. 그 이유는 그들이 인식하는 것처럼 학생들도 단어만 배우면 시각화와 감정이입 단계까지 자동으로 끝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대학시절 한국어를 처음 읽고 쓰는 수업을 들으면서 내 읽기 능력의 한계를 느껴봤다. 2년 동안 문법과 단어를 공부했다. 하지만, 한국어 신문을 읽을 때면 기사 속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알면서도 '요점'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가 읽은 것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고 그런 부분들은 우선 추측으로 메워야 했다. 나중에 그 글을 다시 읽을 때면 나는 내 추측이 맞았는지 확인하거나 새 경험으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추측을 다시 하는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 내 읽기 능력 향상을 이끌어 줄 수는 없었을까? 당연히 그런 일은 가능하지 않았다.

영어를 읽고 쓰는 것은 자전거 타는 방법을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누구도 당신에게 자전거 타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줄 수 없다. 그들은 그저 "무서워하지 마라" "더 빨리 페달을 밟아라" 등 단순한 조언만 할 뿐이다.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도록 미세한 균형을 잡고, 두려움 속에서도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도록 집중하는 방법은 오롯이 자기 스스로 터득해야만 한다. 자전거 타기를 가르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저 일반적인 기술만 알려주는 것이다. 그 누구도 모든 사고와 움직임을 위한 방향을 그때그때 알려주지 못한다. 영어 교육도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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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김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