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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Pulse'

'Open Mind'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커진다. 전쟁이나 추리소설 혹은 영화를 내 취향이 아니라고 외면해왔다. 운동은 더더구나 싫어했던 내가 운동중독에 걸릴 줄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나이팅게일'이라는 전쟁소설을 읽었다. 뉴욕타임tm 베스트셀러 1위, 2015년 아마존 최고의 책이라고 매스컴에 떴다.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부모세대와 조부모들로부터 수도 없이 전쟁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라왔다. 보통 전쟁소설은 영웅을 다룬다. 장군들의 영웅적인 업적, 훈훈한 인간애, 그렇게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면 개선장군이란 대명사와 훈장을 받는다. 이 책은 전쟁의 이면을 조명한다. 남자들은 전쟁에 다 끌려가고 남아있는 두 자매가 어떻게 다르게 세계 제2차 대전을 겪어내는가, 각자의 방식대로 치열한 삶에서 살아남은 생생한 이야기이다. 1939년 2차 대전의 발발로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면서 시작된다. 나이팅게일이라는 성씨의 로시뇰 집안의 두 자매, 비안느와 이사벨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1차 대전에 참전한 후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아버지는 두 딸을 낯선 사람에게 맡긴 후 파리에서 서점을 경영한다. 큰 딸인 비안느는 어린 여동생을 돌보기에 지친 나머지 16살의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동생 이사벨에게 평생 죄의식을 안고 살아간다. 둘째 딸 이사벨은 언니 집에서 기숙학교로 보내지지만 번번이 문제를 일으켜 쫓겨난다. 프랑스가 전쟁에 휩싸이면서 비안느 남편은 전쟁에 나가고 비안느는 딸과 교사생활을 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이사벨은 파리에 있는 아버지한테 돌아가지만 다시 언니에게 보내진다. 이사벨은 가에탕이라는 레지스탕스 청년을 만나 사랑을 느끼지만 성숙한 가에탕은 이사벨을 언니에게 바래다주고 조국 프랑스를 위해 떠난다. 피 끓는 이상과 열정의 사자심장을 갖고 있는 19살의 이사벨은 지하 저항운동에 투신하여 프랑스의 자유를 위해 자신의 삶을 온전히 내던진다.

결국 나치의 손에 정치범으로 붙들려 수용소에서 받은 온갖 고문으로 골병이 들은 몸으로 전쟁이 끝난 후 언니가 있는 고향에 돌아오지만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죽는다. 비안느는 딸 소피와 함께 생존을 위해 적과 함께 살아가면서 삶이 비참해질수록 점점 더 강인해지고 용감해진다.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견뎌야만 되는 본능, 살아남기 위해 유일한 유대인 친구를 명단에 올리고 죽은 그 친구의 아들을 자신의 아들로 키운다. 그 이후 19명의 유대인 아이들을 목숨을 걸고 성당에 숨겨 준다. 자신의 딸 소피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내주고 적군의 아들을 낳는다.

전쟁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에게도 죽음 혹은 평생의 고통을 주었다. 나치는 몸은 유린했어도 정신까지 망가뜨리지는 못했다. 두 자매가 겪은 전쟁의 맥박(pulse)은 뜨겁게 전달된다. 이사벨은 조국을 사랑하는 뜨거운 젊음을, 비안느는 강한 어머니의 사랑을!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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