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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분열과 반목을 넘어 통합으로

한국에서 사회통합은 오래된 화두이자 숙원이다. 분열과 대립이 이어져 극심한 내부의 혼란과 사회적 비용으로 괴로웠기 때문이다. 건국 전부터 신탁통치와 정부수립 방법 등으로 나뉘어져 극심한 반목을 겪더니 정파갈등 권력갈등 지역갈등 등이 계속 이어졌다. 부패와 권위주의에 맞서면서는 4.19와 6.3 광주사태 등 국가의 서까래가 흔들리는 엄청난 충돌과 희생 변혁의 계절도 보냈다. 정권교체로 이어진 광화문 촛불 이후에는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서로 등을 돌리고 으르렁거리고 있다.

한국이 심한 사회적 파열을 자주 겪는 배경에는 조선조부터 내려온 당파 싸움의 유산과 유교식 권위주의의 잔재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는 부패의 관행에 대한 거센 저항도 작용했다. 또한 해양에서 건너온 자유주의와 북방에서 내려온 사회주의가 반도에서 맞부딪 생긴 이념 충돌의 골은 깊고 깊어서 걸핏하면 떼지어 증오하고 싸우는 갈등의 웅덩이가 되었다.

반목은 변모돼 보수는 성장을 견인한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에 치중하는 반면 진보는 성장의 그늘에 시선을 꽂아 평등과 분배에 텃밭을 가꾸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내놓은 경제정책들은 다분히 분배에 역점이 주어졌고 야권은 성장의 관점에서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계획의 파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세수로 일자리를 늘이는 시책 등이 평등에서 발아한 진보적 정책들이다. 남북대화에 집권세력이 적극적이고 야권은 비판적인 점도 북한을 대하는 온도의 차이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다.

자유와 평등은 인류가 오랜 역사를 통해 추구하고 경작해 온 사회적 가치의 양대 축이다. 두 가지 명제가 균형을 이루면 사회를 건전하게 지탱하고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소중한 기둥과 추동력이 될 터인데 한국에서는 격렬하게 대치해 갈등을 높여왔다. 분열과 갈등이 부글거리면 그 속에서 무슨 행복과 발전이 이루어지겠는가? 한국의 정치는 아이들에게는 차마 보이기도 민망한 그악스런 언어로 상대방을 매도하며 공격을 일삼는다.서로 존중하고 서로 양보하던 전통사회의 미덕은 깊이 잠수해버리고 정략적인 진영논리만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까칠한 대결 양상은 아래로 아래로 흘러내려 국가의 모든 하위조직과 일반 국민들에까지에도 만연해 보이거나 보이지 않게 친정부와 반정부로 완연히 갈려져 있다. 행정부와 사법부 그리고 다른 주요 조직도 출신성분과 과거의 이력 등에 따라 암묵적으로 나뉘어 편가르기가 횡행하고 정권교체를 타고 안기부와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세상의 창문인 언론 역시 공정성을 잃고 구역질이 날 정도로 편향적이다. 친여든 친야든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은 언론은 언론이 아니라 독성을 뿜는 전단이고 선전매체에 불과하다. 가디언지의 편집장 찰스 스캇의 "평론은 자유이고 사실은 성역이다"라는 표현 중에서 자유는 방종이 아니고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책임을 품은 고도의 절제된 자유를 뜻한다.

온 국민이 소스라치게 깨닫고 모두 나서지 않으면 사회통합이라는 난제를 풀기 어렵다. 그 운동을 이끌 위치에 대통령이 있고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있으며 각 분야의 지도급 인사들이 가능성을 안고 좌시하고 있다. 누구든 올바른 자세로 뜨겁고 진솔하게 기치를 들고 나서면 호응을 받게 됨은 상식이고 철리이다. 이 과제에 몸을 던지는 용기 있는 인사와 자세 그 움직임은 국가와 사회 그리고 역사가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


송장길 /언론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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