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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건 칼럼] 관심과 대안이 필요한 한인회

애틀랜타 한인회관은 어떤 상징성이 있을까. 한인사회가 알고 있듯이 세계에서 제일 큰 규모의 한인회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애틀랜타 한인회관은 외관만 번듯할뿐 중환자 상태라고 진단할 수 있다. 애틀랜타 한인사회를 대표하고 12만 한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애틀랜타 한인회는 중환자인 한인회관을 간병하고 치료하는데 급급하다.

현재 32대 애틀랜타 한인회는 2018년 애틀랜타 한인회 설립 50주년 행사와 2019년 3·1절 100주년 기념 행사를 세계에서 제일 큰 한인회관에서 개최했다. 역대 어느 한인회 보다 특별한 시기에 역사적인 행사를 거행했다. 물론 32대 한인회와 한인회장은 특별히 기억되고 기록될 기회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노후화된 한인회관은 시도 때도 없이 문제가 발생하고, 한인회는 미운 오리 새끼처럼 구설수에 오르며 불안한 분위기속에서 활동하고 있다. 세계에서 제일 큰 한인회관을 보유하고 있는 애틀랜타 한인회는 외관만 화려할뿐, 깊게 파인 싱크 홀 속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자랑이었던 한인회관은 애물단지 처럼 근심 덩어리로 변해가고 있다. 12만 동포들이 살고 있는 한인사회에서 정작 한인회 행사에 관심을 갖고 한인회관을 방문하는 한인은 많아야 500명 정도다. 한인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일부 극소수 한인들로 한정돼 있다는 결론이다. 이런 유명무실한 현실에서 한인회와 관련된 모든 과오는 한인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몫으로 결론지어진다.

바둑에 다기망양(多岐亡羊)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즉, 길이 많아서 양을 잃다는 뜻으로 복잡한 생각들을 걷어내야 길이 보인다는 의미이다. 다시말해 하수는 단순한 것도 복잡하게 만들지만, 고수는 복잡한 것도 단순하게 푼다는 뜻으로 복잡한 문제도 답은 간단한 법이라는 바둑의 논리이다. 길이 많아서 길을 잃게 되고 방법이 많아서 방향을 잃게되며, 복잡하게 생각하면 답도 복잡해 지고,단순하게 생각하면 답도 단순해지는 법이다.



한인회와 관련된 비방과 비판을 수반한 몇몇 문제들이 복잡해도 한인사회가 진정으로 중지를 모아 해결 한다면 어렵지 않게 단순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사사건건 발생하는 사안이 복잡하다고 그것을 푸는 방법까지 복잡한 것은 아니다. 한인사회의 자긍심의 상징이었던 한인회관은 수시로 발생하는 문제들로 수리해야 할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고 한다. 이런 현실속에서 과연 앞으로 어느 누가 한인회장에 출마할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런 힘든 상황을 겪으며 한인회장은 여기서 쿵, 저기서 쿵 뭇매를 맞아 이제는 제법 맷집이 단단해졌다고 한다. 과연 한인회장이 무감각하게 맷집이 단단해졌다고 해결될 문제인가. 한인사회가 맨홀에 빠진 한인회를 구할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과연 한인회를 질책할 합당한 이유가 있을까.

우선 한인사회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리더들은 사적, 공적 자리에서 극단적이고 원색적인 언어와 표현의 방식을 자제하며 한인사회의 격을 높여야 한다. 한인사회에 오랜 시간 기득권을 행사해온 리더들의 구태의연한 패거리 집단 의식이 사라져야 한다. 리더들은 명함만 가지고 있는 자신들의 놀이터를 과감하게 차세대에게 양보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또 총영사관을 맴도는 일부 회색인들의 존재도 한인사회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다. 총영사관의 불빛 아래 모여드는 불나방들 역시 한인사회에 대한 올바른 의견을 제시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젯밥에만 신경을 쓴다는 사실이다. 총영사관이 한정된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고정된 시각으로 한인사회를 바라보면 당연히 한인사회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인식을 가질 수 없게 된다. 한인사회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다양한 주장과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 그러한 소수 의견들도 존중돼야 건강한 한인사회를 조성할 수 있다.

한인회는 애물단지로 변하는 한인회관을 놓고 다양한 대안을 고민하고,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회관을 관리 할수있는 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한인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하는 몇몇 협회들 역시 내부적인 문제들로 제역할을 못하는 부끄러운 민낯을 한인사회에 보여주고 있다. 문제가 제기되는 대목에는 항상 일부 인사들이 한인사회를 위한 통합적 이기주의 보다는 개인적인 이기주의에 치우쳐 있는 안타까움이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다.(良藥苦口). 한인사회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한인회나 일부 협회에 대한 견제와 비판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고 올바른 성장을 위한 관심과 대안을 제시하는 성숙한 한인사회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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