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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다윗과 골리앗-반전과 숨겨진 일상

지난 2편의 컬럼에서 시편 23편을 근거로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다루었다. 정의와 사랑의 하나님이 집착같은 동행으로 우리와 늘 함께하신다면 우리는 그 하나님과 어떻게 관계해야할까?. 사무엘상 17장에 등장하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 속에 담겨있는 "우리의 삶도" 살펴보고 그것을 통해서 인격적 하나님을 만나보자.

골리앗과 다윗의 이야기는 반전의 이야기다. 골리앗은 온몸을 갑옷과 투구로 보호하고 육중한 창으로 무장한(5-7), 기골이 장대한 블레셋의 장수였다(4). 심지어 방패를 든 자들이 골리앗 앞에서 골리앗을 보호하고 있었다(7). 골리앗은 이스라엘을 향해서 단 한 명의 장수를 보내어 자신과 싸워서 만약 자신이 지면 블레셋이 이스라엘의 종이 될 것이고 자신이 이기면 이스라엘이 블레셋의 종이 될 것이라고 제안한다(8-9). 단판승부에 국가의 운명을 걸만큼 자신에 찬 도발이었다. 이스라엘은 골리앗을 상대할 그 어느 누구도 찾지못하고 두려움에 떨고있었는데, 이 소식을 들은 어린 양치기 소년 다윗이 자신이 나가서 싸우겠다고 자원한다. 그러나 다윗은 사울의 갑옷과 투구를 쓰고 걷기가 힘들 정도로 어린 소년이었다(39). 그는 결국 맨몸으로, 막대기와 돌 다섯개를 가지고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골리앗의 칼로 골리앗을 죽이면서 이스라엘은 승리하게 된다. 그야말로 극단적인 반전이야기이다.

기독교는 반전의 종교다. 기독교인들은 죽은 자 같으나 산 자요,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다(고후6:9-10). 다윗의 이야기는 과연 반전의 이야기일까?.

다윗은 자신을 걱정하는 사울 왕에게, "양을 지킬 때에 사자나 곰이 와서 양 떼에서 새끼를 물어가면 내가 따라가서 그것을 치고 그 입에서 새끼를 건져내었고 그것이 일어나 나를 해하고자 하면 내가 그 수염을 잡고 그것을 쳐죽였나이다"(34-35)고 말한다. 정말로 어린 목동 다윗은 들판에서 골리앗보다도 더 무서운 사자와 곰과 싸워서 이겼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울 왕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꾸며낸 이야기는아니었을까?. 다윗은 사울 왕 앞에 서기도 전에 이미 자신이 골리앗을 무찌를 수 있다는 것을 주위 사람들에게 언급했다(26). 이 믿기 어려운 다윗의 무용담은 3가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첫째, 그의 행동에는 그 어떤 두려움이나 망설임도 보이지 않는다. 일상이 예사롭지 않았다면 결코 골리앗을 상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즉골리앗을 만나도 다윗에게는 그저 일상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사자와 곰을 때려잡은 다윗의 일상은 숨겨진 일상이었다. 심지어 자신의 가족들조차 이러한 다윗의 일상을 알지 못하고 전쟁을 구경하러 왔다고 다윗을 꾸짖는다(28). 셋째, 그러나 숨겨진 일상의 배후는하나님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었다. "살아있는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는 골리앗에 분노했으며(26),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45) 골리앗에게 나아갔고, "여호와의 구원은 칼과 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께 속했다"(47)를 선포하며 골리앗을 무찔렀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던 다윗의 숨겨진, 그 고독한 일상은 하나님에 대한 깊은 신뢰속에서 반복된 일상이었다.

인간은 반전의 이야기에 열광한다. 그러나 그 반전의 이면에 숨겨진 일상에는 둔감하다. 기독교는 신적 존재가 자신이 창조한 인간을 위해서 십자가에서 희생한다는 반전의 종교다. 그러나 때로는 이 엄청난 하나님의 반전이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기도 한다. 은총이라는 이름 하에 행해지는 무책임.불의.타락.게으름.핑계.부도덕.공짜만 바라는 탐욕....

들판에서 홀로 양을 지키며 맹수와 싸웠던 다윗은 숨겨진 일상을 살았던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하나님의 반전이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위대한 일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도 "숨겨진 소소한 일상"이 되기를 소망한다.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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