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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일자리 창출의 기본

지난 18일 뉴욕 시의회 청문회장에 뉴욕시 경제개발공사(NYCEDC) 제임스 패체트 사장이 불려나왔다. NYCEDC는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주도하는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2017년 13억50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10년간 새로운 일자리 10만 개를 만드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10만 개 또한 단순 계약직이 아니라 최소 연봉이 5만 달러에 달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목표다.

그러나 NYCEDC가 시의회에 제출한 진행보고서는 어딘가 어설펐다. 패체트 사장은 "1만9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답했다가 계속되는 의원들의 추궁에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로 수정했다.

의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따져보니 2017년 이후 3억 달러를 투입했고, 고작 3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데 그쳤다. 목표 미달의 가장 큰 원인은 아마존 제2본사를 유치했다가 지난달 아마존이 막판에 돌아선 결과였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아마존에 "노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까칠하게 요구하다 아마존이 약속한 2만5000개 일자리를 허공에 날렸다.

19일 조지아주 커머스시에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빚어졌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이 들어설 기공식 현장이다. 2025년까지 16억7000만 달러를 투입하면서 만들어질 일자리 수는 2000여 개.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규모의 외자유치인 만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물론이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윌버 로스 상무장관까지 떴다. 조지아주는 SK이노베이션의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미국인의 자부심을 내려놓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근무하게 될 2000명의 재교육까지 주 정부가 맡겠다고 했으니 감동받은 SK이노베이션은 위험을 무릅쓰고 조지아주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위험 요소는 한국 정부다. SK이노베이션은 보란 듯이 기공식까지 했지만, 현 한국 정부의 눈총을 느껴 미 남동부 일대에서 기공식이나 완공식도 없이 작업중인 한국 기업이 꽤 된다. 해외에 일자리 만든 기업이 본보기로 혼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고위 관계자도 이를 의식한 듯 "조지아주의 인센티브 외에 전기차 완성업체들이 주변에 생산시설을 두지 않으면 납품을 받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면서 한국에 증설하지 않은 이유를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일자리 창출에 목마른 문재인 정부도 조지아 주지사처럼 기업에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할텐데, 기업들이 눈치만 보는 분위기가 답답할 노릇이다.


심재우 / 한국 중앙일보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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