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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숨어 있는 것을 찾아라

-잉카문명의 유적을 찾아서 5

고산에서 내려와 귀국하기 위해 리마 공항으로 갔다. 여기서 Aero Mexico편으로 멕시코 시티로 가서 뉴욕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주머니에 페루 돈 25Soles가 있었다. 과자를 살까 하는데 예쁜 돌이 눈에 띄었다. 한 주머니에 30솔스. 1달러를 보태 페루 고산지대에서 나온 신기한 돌을 샀다.

출국 게이트 옆에 책방이 있었다. 'Lost City of The Incas' 라는 책이 있었다. Hiram Bingham. 마추픽추 잉카유적을 발견한 미국인이다. 하와이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호기심이 많고 모험을 좋아했다. 6피트가 넘는 헌칠한 키, 등반을 즐기고 낯선 남미 땅을 여행하면서 문화재를 찾아 다녔다. 그에게는 높아 오르지 못할 산이 없었고, 깊어 들어가지 못 할 정글이 없었다. 그에게 해발 2만 피트 이하의 산은 높은 산이 아니었다. 우루밤바 리버 잉카 트레일을 텐트를 쳐 가면서 걸었다. 1911년 그는 예일대학 탐험대를 이끌고 쿠스코를 거쳐 마추픽추에 도착, 구름 속에 가려져 있던 잉카 기적을 발견했다. 그의 탐험 스토리는 'National Geographic'에 소개돼 전세계에 알려졌고 그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마추픽추 정상에서 내려다 보면 먼 계곡에 집이 한 채 보인다. 투어 가이드는 그 집에서 하이엠이 현지인을 처음 만나 마추픽추 유적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 농부의 이름은 멜코르 아르티아가, 빙햄은 현지 인디언들로부터 산 중에 뭔가 유적이 있을 것이라는 힌트를 얻었다. 잉카 후손들은 그러나 산꼭대기에 흩어진 돌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들에겐 하루 하루 생존이 중요했다. 그는 처음 아들과 현지인들을 이끌고 산을 뒤지며 계단식 테라스와 무너진 돌 궁전, 허물어진 트레일을 발견했다. 그 후 예일대와 National Geographic Society 후원으로 고고학자가 포함된 대원을 이끌고 본격적으로 발굴에 나섰다. 오늘 날 마추픽추의 역사적 유적들은 이때 발굴되어 보수 단계를 거쳐 세계 7대 경이의 하나로 인정받게 되었다. 페루인들은 빙햄 덕분에 연간 1천2 백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 국고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마추픽추가 없는 페루 여행은 상상하기 어렵다. 빙햄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옛 잉카 수도였던 'Vitcos'를 발견, 사원을 'White Rock' 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쿠스코 유적과 아마존으로 연결되는 트레일도 발견했다. 그의 탐험기를 소개하고 있는 Lost City of the Incas는 유명한 시인 Rudyard Kipling 시를 인용하고 있다.

"무언가가 숨어 있다. 가서 찾아내라. 산맥 너머를 뒤져라. 신비가 기다리고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빙햄은 잉카 유적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유적을 체계적으로 발굴해, Eastman Kodak 필름으로 찍어 세상에 알린 사람이다. 마추픽추 경이를 보면서 그 무거운 바위를 어떻게 산 정상까지 운반했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일부는 나귀로 실어 날았을 것이다. 큰 바위는 나무 다리를 만들어 많은 현지인들이 조금씩 굴려 옮겼다고 한다. 30여 년 전 만리장성을 돌아 보면서 수많은 인부들이 공사 중 돌에 깔려 죽었다는 말을 듣고 당시 중국 사람들이 참 미련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사는 그러나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추픽추와 쿠스코, 푸노의 잉카유적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갖게 된다. 연역한 사람들이 어떻게 그 무거운 돌을 옮겼을까. 페루는 돌산이 많아 목재가 없어 그랬을까. 허물어진 돌무덤을 보면서 돌에 치어 죽거나 등골이 부서졌을지 모를 잉카인들을 생각했다. 빗물에 씻겨간 원주민들의 핏자국이 보이고, 그들의 비명이 안데스 산맥에 울리는 것 같았다.




최복림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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