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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인어공주의 피부색

문화는 종종 새로운 옷을 입는다. 원형이 유명할수록 그 효과도 크다. 디즈니의 실사영화 '인어공주'는 흑인 가수 겸 배우 할리 베일리를 인어공주 에리얼로 캐스팅해 화제다. 첩보영화의 대명사 '007'시리즈는 흑인 여성 배우 라샤나 린치를 '본드 걸'이 아니라 차세대 주역으로 발탁한다는 소문도 나온다. 여성의 활약에 대한 대중의 기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 관객의 인종적 다양성에 부응한 결과로 보인다.

일부 반발도 있다. 원작 동화 '인어공주'의 작가 안데르센이 덴마크 사람인데 흑인 인어가 웬 말이냐는 말도 나온다. 이런 논리를 따르자면 덴마크 왕자가 주인공인 셰익스피어 희곡 '햄릿'은 한국 배우가 공연해선 안 될 작품이다. 사실 30년 전 나온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도 약 200년 전 나온 동화를 곧이곧대로 옮기지는 않았다.

맥락을 무시하고 남의 문화를 내 것인 양 갖다 쓰는 문화적 전유는 비판을 받곤 하지만, 충실한 해석과 상상력을 통한 재해석은 기존 문화에 생명력을 더하곤 한다. 일부에서 예를 드는 대로, 콩쥐팥쥐 같은 전래동화도 피부색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한겨레다, 단군의 자손이다"는 예전의 동요 구절일 뿐, 적어도 21세기 한국사회가 배경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후남의 '영화몽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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