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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7·27 정전은 종전이 아니다

LA에서 벤투라 방면 126번 프리웨이 상에 '한국전 참전자 추모 하이웨이(Korean War Veterans Memorial Highway)'란 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해마다 7·27 한국전쟁 정전기념일에 이곳 농촌 도시 샌타폴라 시청 앞 공원에서 그 지역 출신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행사를 갖는다. 한인 참전용사들도 열심히 참석한다.

지난해 식장에서 만난 백인 할머니의 얘기다. "농장에서 일하던 그해 19세 된 오빠가 소집영장을 받고 바로 입대해 얼마 후 한국 전선에서 전사했다"며 눈물짓는 모습에 가슴이 미어졌다.

한국전쟁의 역사는 지금도 휴전 또는 정전이란 이름으로 총소리는 멈췄어도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긴장상태다. 오히려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 전쟁위험이 눈앞에 도사리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6·25는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로 대립하게 된 세계의 냉전적 갈등이 열전으로 폭발한 사례다. 3년에 걸친 한국전쟁은 세계전쟁사에 기록된 피의 역사다.

그 전쟁은 이미 끝나버린 과거사가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인 현재 사건이다. 2010년의 천안함 폭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사건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최근엔 북한 주민 4명을 태운 소형 목선이 강원도 삼척항에 아무런 제재도 없이 상륙했다. 우리 군의 느슨해진 경계 실패 사건을 두고 국민은 누구를 믿어야 할지 할 말을 잃었다. 과거 장비도 보급도 허술했던 시대에도 장병의 전투 의지와 정신 전력은 나무랄 데 없었다.

허기와 추위를 무릅쓰고 적과의 육탄전 백병전도 불사했던 6·25 참전 노병들은 지금도 눈에서 빛이 난다.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백 사람의 희생도 각오하며 작전을 벌이는 나라, 그 미국이 6·25 전쟁 중에 희생된 수많은 자국의 군인들을 추모하고 기념하기 위하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7월 27일을 '한국전 참전용사 정전일'로 지정하고 연방정부의 모든 기관이 성조기를 조기로 게양토록 지시했다.

세계 전사 상 유례없이 처참했던 골육상잔이 중단된 날은 마땅히 그 참상을 기억하고 전쟁 없는 자유와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서원의 기회를 삼아야 한다.

그토록 엄청난 희생은 동북아 대륙의 공산화 물결을 처음으로 저지, 차단시켰으며 자유세계에 새 바람을 불어 넣었다. 6·25의 쓰라린 전쟁사를 통해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자유민주 국가가 되었고 공산주의와 결별을 통해 새로운 현대 한국으로 성장했다.

요즘 주적 개념이 사라지고 9·19 군사합의를 통해 적대행위 중지, DMZ 내 GP 철수 등의 조치들을 통해 일선 방어체계를 우리 스스로 허물어 버렸다.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을 우방으로 착각한 건 아닌지 국가 안보 태세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는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더 이상 경계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왜 남북의 군대는 군사분계선에 대치 총을 맞대고 서 있다는 말인가. 정전은 종전이 아니다. 평화는 전쟁에 대비한 곳에 정착한다는 금언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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