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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한·미·일 3국은 공존의 운명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불협화음이 길어지고 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인 지소미아(GISOMIA)를 한국 정부가 종료하기로 한 후부터의 일이다. 미국은 한미일 정보체계의 손상을 심각하게 보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한국을 윽박질렀다.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이 체결했지만, 미국이 동북아 안보 구조의 한 축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의 공급망에 균열을 가하려는 일본의 작태에 미국은 일본을 감싸고 돌았다.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에 반도체만으로도 600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2018년). 반면 일본에는 매년 200억 달러가 넘는 무역적자를 보고 있음에도 저들에게 반도체의 핵심소재를 사들였던 한국에 제동을 걸고 의도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가한 것이다.

미국은 미국대로 중국과 교역이 활발한 한국을 탐탐지 않게 보아왔다. 북한의 김정은 또한 트럼프의 관대한 정책을 등에 업고 대놓고 미사일을 쏘아 대며 한국 정부를 우롱하는 무례를 서슴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동맹국에 미군 주둔 비용을 요구하는 등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소미아에 이어 또다시 강수를 두었다. 아직 반환하지 않고 있는 한국 내 26개 미군 기지를 조기 반환하고 기지 내 환경오염 문제도 해결하라고 단호하게 맞받아쳤다. 문 대통령의 반격에 미국이 멈칫하며 사태의 본질을 숙고하고 있어 보인다. 이 와중에 한국의 많은 논객은 문 대통령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경솔하다고 비난하며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한다고 한다. 국가의 안위를 위해 지금은 자존심을 내세울 때가 아니라는 거다.



동북아 정세는 새로운 국면으로 치달으며 격랑을 맞고 있다. 중국은 이참에 한국을 끌어안으려 하고, 미국은 한국을 밀어내고 북한을 끌어안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 북한과 미국 양단(兩端) 외교가 현실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는 상황에 오히려 한국은, 한국을 함부로 흔들 수 없는 나라로 도약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세계 패권을 다투는 중국과 첨예한 대립 관계에 있는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에 한국의 입지적 여건은 절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 한국을 뒤흔들려는 세력 앞에 한국은 최후의 수단으로 몇 개의 시나리오를 준비할 수도 있겠다. 미국과 중국이 각축하는 이러한 때 한국 외교는 확고한 입지를 세워야 한다. 인도 태평양 전략으로 한국을 배제시킬 수 없는 미국은 당연히 이번 사태를 중재하려 들 것이다. 문제를 일으키고 복잡하게 만든 아베를 비틀 것이고 퍼렇게 화가 난 한국을 다독이며 한미 동맹에 아교 칠을 해댈 공산이 크다. 북한은 몇백만 명을 굶겨 죽이면서까지 만들어낸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김정은을 싸고돌던 트럼프의 본 모습도 곧 드러날 것이다. 결국,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한미일 3국은 여전히 한 배 안에서 공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조성환 / 시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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