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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네트워크] 중국 정부의 ‘우한 폐렴’ 대처법

박성훈 / 한국중앙일보 베이징특파원
박성훈 / 한국중앙일보 베이징특파원 

[LA중앙일보] 발행 2020/01/24 미주판 25면 기사입력 2020/01/23 18:43

‘우한 폐렴’ 사태의 변곡점은 정확히 일주일 전이다. 45명으로 유지되던 확진자 수가 하루 만에 17명 증가하더니 주말 이틀 만에 200명을 넘어섰다. 증가세는 갈수록 가팔라졌다. 총 확진자 수는 21일 309명, 22일 440명, 23일엔 600명을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정보 제한과 언론 통제가 목도됐다. 우한 위생당국은 환자 변동 수치만 공개했다. 확진자는 급증하는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사망자의 최소 정보도 없다. 몇 살인지, 남자인지, 상태가 왜 악화됐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도 중국 현지 언론은 위생당국의 발표를 발표문 그대로 지면에 옮겼다. 자체 취재를 통해 추가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중앙과 지역 수백 개의 언론이 있지만 내용은 대부분 동일했다.

기자 입장에선 당국 발표문의 미세한 어감 차이를 감지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첫 번째 사망자 발생 시 감염장소를 언급했는데 두 번째 사망자 땐 나이와 성별만 언급하고 세 번째부턴 이조차 사라졌다면, 이미 사망자가 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게 되는 식이다. 당국이 사망자 증가로 오는 불안감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확진자 수가 300명을 넘어선 21일 중국 정부는 ‘사스(SARS) 영웅’으로 불리는 올해 84세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를 등장시켰다. 그를 통해 중국 정부는 가장 민감한 문제였던 우한 폐렴의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정부 당국자가 아닌 과거 사스 해결사를 등장시켜 이번 신종 폐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중국 언론은 중난산의 등장에 환호했다. 흐름은 다음날도 이어졌다. 우한으로 가는 고속철에 탄 중난산이 각종 서류를 앞에 놓고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이 중국 언론에 도배됐다. '정부는 우한 시민을 버리지 않았다’ ‘사스 때도 이겼다. 희망을 버리지 말자’는 댓글이 달렸다.

우한 폐렴에 경고등을 울려댄 건 정작 중국 바깥이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 연구팀은 이미 신종 폐렴 환자가 1700명 이상에 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CNN은 우한 시장의 야생동물 밀거래 실태를 공개하며 폐렴 발병 원인을 파고들었다. 홍콩대 위안궈융 교수는 우한 폐렴이 사스처럼 전면적 확산 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의 확진 환자 5명이 입원해 있는 디탄병원을 찾은 한 시민은 이 병원에서 우한 폐렴 환자가 진료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중국 정부가 막아야 하는 건 불안이 아니라 피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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