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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민 칼럼] 날개 달린 사자에서 기생충까지

역사적으로 동물이나 날짐승, 곤충들이 인간을 상징하거나 인간의 의지를 대변하는 일에 동원되었다. 구약성경 다니엘은 예수 전 500년경의 바빌론에서부터, 페르시아, 그리스, 그리고 1세기 이후 로마까지의 국가들을 동물을 들어 말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바벨론은날개 달린 사자로, 페르시아는 곰으로, 그리스는 날개 달린 표범으로, 로마는 강철로 된 괴물로 말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때는 유대라는 약소국으로서 식민통치를 받던 시기였는데, 그런 사나운 만행을 일삼던 제국주의 침략 국가들을 동물을 상징적으로 들어 말한 것이다.

신약 세계에서 양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구약시대에서 하나님께 죄의 용서함을 받기 위해 제사 지낼 때는 양을 잡아 속죄하는 제물로 드린 동물이었는데, 신약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은 것을 마치 양을 죽여 제물을 드림으로 유대민족이 죄 사함을 얻는 것과 같은 의미로 쓰인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요한복음 1장 29절에서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날짐승 중에는 비둘기가 자주 사용되었다. 노아 홍수 이후 비둘기가 나뭇잎을물고 와 배가 육지에 닿은 것을 알리는 역할을 했고, 예수님이 세례받고 난 후 “성령이 비둘기처럼 임하였다” 하므로 성령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기도 했다. 성경에서 비둘기는 온순, 또는 순결을 상징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비둘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 잘 알 것이다. 성경은 그 외 여러 동물이나 조류, 심지어 곤충까지 언급하는 내용이 여러 곳에 나오기도 한다.



비둘기의 역할은 다만 성경에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배가 침몰할 때, 죽어가는 남성이 사랑하는 애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 달라며 부른 노래 ‘라 팔로마’(La Paloma) 역시 비둘기가 동원되었는데, 이는 쿠바의 수도 아바나 항구에서 이별의 순간에 비둘기를 통해 사랑을 전한다는 노래로 흔히 부르게 되기도 했다. 안드레 리우(Andre Rieu)의 ‘라 팔로마’ 바이올린 연주는 정말 사랑을 전하는 비둘기의 이미지를 충분히 이해하게 되는 감동을 주고 있기도 하다.

어찌 그뿐이랴! 영화 ‘빠삐용’(Papilon) 에서는 나비가 등장한다. ‘빠삐용’ 말 자체가 프랑스 어로 ‘나비’를 뜻하는데, 이는 아무 구속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고 평화스럽게 날아다니는 것으로 인간의 자유, 평화스러운 인간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영화에서 주인공 스티브 맥퀸 (Steve McQueen)은 가슴에 나비문신을 새겨 자유를 상징하는 인물임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으로 인간의 존엄과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나비문신을 통해서 알리는 영화다.

선한 이미지로 사용되는 동물이나 날짐승도 있지만, 나쁜 것을 상징하는 것도 있다. 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성경에서는 뱀을 사탄(마귀)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혜를 말할 때나 치유를 뜻할 때도 뱀을 상징적으로 내 세우기도 하지만, 어쨌든 인간의 악한 마음이나 죄짓게 하는 유혹의 심보를 말할 때 동원되는, 즉 악역으로 인간 삶의 모습을 나타내는 파충류로 나타나 있다.

이번에는 기생충이다. 기생충까지 인간성을 상징하고 말하는 데에 동원된 것이다. 인간이나 동물의 내장에 기생하여 피와 영양분을 노동 없이 빨아먹고 사는 것으로 기생충 약으로한 방에 없애 버려야 할, 말 그대로 기생충이다. 그런데도 놀라운 것은 금번 한국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오스카) 4개 부분의 상을 받았는데, 상 받을 만한 내용의 악역을 담당한 것이다. 이처럼기생충은 정의나 평등, 또는 사역이나 역할의 유무를 말할 때 부정적인 것으로 등장한다.

사람들은 이처럼 동물이나 파충류, 또는 날짐승들을 들어 자신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하곤 한다. 동물을 의인화한 전문가로서 이솝을 꼽을 수 있는데, 그는 인간이 하고자 하는 말을 동물을 들어 말했다. 그런 부분에서는 천재에 가까운 일을 한 인물이라 볼 수 있다. 사람이 하지 못하는 말을 동물이나 기타 조류, 심지어 곤충들을 들어 말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인간들이 존재하는 생물이나 동물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자연이고 우주인 것 같다.

장석민 목사 (빛과 사랑교회 담임/언더우드 대학교기독교 윤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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