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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K팝, K방역 그리고 K부흥

방탄소년단이 오는 11일 서울공연을 시작으로 월드투어를 하기로 돼 있었다. 서울에서 끝난 뒤에는 미국 서부로 건너와 4월 25일에 샌타클라라, 5월 2일에는 LA로즈보울 스타디움, 그리고 이어서 동부지역을 순회한 다음 캐나다와 유럽을 거쳐 일본까지의 세계를 일주하는 일정이었다.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야심적인 월드투어가 코로나19로 취소된 것이 아쉽다.

1990년대 H.O.T, 2000년대의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에 이어 지금의 방탄소년단이 갖는 K팝의 인기와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K팝은 서양의 사운드에다 아시아인의 퍼포먼스를 결합시킨 독특한 국제화된 음악이다. 매력적인 음악 외에도 그들의 노래 가사가 주는 메시지는 시대를 이끌어 가기도 하며 고통받는 세상 사람들을 치유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그러니 그들이 가져오는 연 6조원의 경제적 효과 이상으로 그것은 얼마나 값진 일인지 모른다.

방탄소년단 못지않게 한국을 빛낸 또 다른 사건은 지난 2월 10일 이곳 LA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있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언어와 인종의 벽을 넘어 작품상을 수상한 쾌거는 한국 영화계만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 한국의 국력을 드높인 큰 사건이었다. 봉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영화가 세계를 향해 무섭게 질주하려던 순간 영화관이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안타까울 뿐이다.

문화만이 아니라 경제, 산업, 종교 등 모든 삶의 영역이 중지되면서 한국은 중국에 이어 엄청난 감염병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이 무서운 재앙 앞에서 한국인들은 다시 K팝으로 보인 놀라운 창의력과 돌파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광범위한 진단을 통한 신속한 환자 치료와 정보 공개를 시행했다. 이를 위해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그리고 한국 어디에나 촘촘히 설치한 CCTV 카메라로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 접촉자를 철저하게 격리시켰다.

한국의 패기 찬 젊은 의료진들은 하루 1만5000건이 넘는 많은 검사를 해내고 증상 정도에 따라 분류해가며 치료한 결과 높은 완치율과 낮은 사망률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과거의 경험으로 진단 키트를 발 빠르게 준비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대응과 국민들의 높은 시민 의식이 큰 힘이 된 것은 물론이다.

한국의 이 같은 방역 방법이 알려지면서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세계 각국에서 자문을 구하고 의료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K팝 못지않은 코리아 브랜드의 ‘K방역’이 지구촌을 감동시킨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은 의료시스템의 위기를 드러내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국이 방역의 모범 국가가 되었다는 사실은 미주 한인들이 자존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촌 구석구석마다 전세기를 보내 위기에 처한 동포들을 구해 온 것은 국가의 역할이 어떤 것이고 해외 동포들에게 고국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 소중한 기회였다.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한국은 이제 ‘코로나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민생과 산업에 활력을 넣고 경제 부흥을 위한 국제적 연대에도 리더십을 발휘해야한다. 남북관계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과의 관계도 자신 있게 새 판을 짜야한다. 2045년에 다가올 대한민국 100년을 내다보며 K팝과 K방역으로 일으킨 한민족의 위상을 이제는 ‘K부흥’으로 완결해 나가야 한다.


김용현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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