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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들숨 날숨

요즈음 제일 열심히 하는 운동이 숨쉬기 운동이다. 그것도 운동이랍시고 하는 내가 우습기도 하고, 그것도 운동이라고 우기는 내가 더 우습다. 하지만 호흡이 쉽게 쉬어지는지 수시로 걱정되는 지금 상황이 더욱더 당혹스럽다. 사람들과 접촉이 전염병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이성을 마비시킨다. 이 보이지도 않는 생명체가 귀신보다 무섭다.

잠시 집 앞뜰로 나와 가슴을 펴고 숨을 들이마신다. 시원한 공기가 가슴 깊이 들어온다. 머리가 맑아진다. 우울한 마음이 사라진다. 날숨을 내뱉으니 가슴 속이 후련해진다. 산다는 것이 결국 들숨 날숨 쉬는 일의 반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목숨을 위협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미생물만이 아니다. 국민의 안위는 뒷전이고, 정치적 야심으로 가득 차 거짓으로 기만을 일삼는 정부도 위험하다. 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대책이 없다.

미국 각주의 많은 병원이 생명유지에 필요한 인공호흡기 부족으로 아우성이다. 그런데 미국 정부는 자신들이 잘하고 있다면서 고마움을 느끼라고 말한다. 짜증이 몰려온다. 대한민국을 배척하고 나무라던 유럽 국가들이 뒤늦게 대한민국의 방역체계를 배우려 한다. 한국은 수많은 점검과 전수 조사로 환자들을 찾아내고 격리조치를 취했다. 그 덕분에 1만 명 가까운 감염자가 생겨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자의 숫자는 비교적 현저히 낮은 숫자를 기록한 것이다. 투명한 정부의 대책과 헌신적인 의료진의 희생 그리고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의 자세가 좋은 결과를 내었다고 믿는다.



물론 종교를 빙자한 몰상식하고 추악한 인간들도 있다. 종교 집회를 돈벌이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기에 국민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는 파렴치한 사람들 말이다.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없고 사랑도 못 하면서 어찌 보이지도 않고 높이 계신 하늘의 주인을 사랑할 수 있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이다. 그래도 마음 따뜻하고 헌신적인 사람들이 훨씬 많은 모국이 자랑스럽다. 미국뿐 아니라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근거 없는 자만심으로 가득하던 유럽의 많은 나라가 전염병으로 가장 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 최강국이라는 미국이 이제 나의 나라가 되어버린 이 나라가 몹시 부끄러운 행진을 하고 있다. 적국이라는 이유로 미국 어디에서도 보도를 자제하지만 사실 이번 사태에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한 나라는 러시아이다. 감염자도 1300명 정도에 사망자는 4명뿐이다. 그들은 중국 우한에서 전염병이 시작되어 그 숫자가 늘어나자 급격히 국경을 봉쇄하고 방역을 시작하였다 한다. 격리수용을 하고, 소독하고, 인구의 이동에 제한을 두었다. 적대국이라도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국민에게 무관심한 지금의 여당인 공화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면 망상일 뿐이다. 여전히 자신들의 야욕으로 정치하는 위정자들. 답답한 마음에 숨을 들이쉰다. 들숨으로 가슴에 맑은 공기를 담고 사랑과 열정과 따스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기를 다짐한다. 날숨을 낸다. 이기심과 게으름을 버려야지 하는 마음을 담아 뜨거운 이산화탄소를 뱉어낸다. 그렇게 한순간을 살아간다. 그렇게 또 하루를 살아간다.


고성순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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