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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참전용사에게 전하는 감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바뀐 일상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다. 하지만 3월에 전 세계를 덮친 보건 위기로 국가적으로 안보 상황에 커다란 문제가 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사회 곳곳에서는 먹고 사는 일에 스트레스와 불편이 여전함을 호소하고 있다.

며칠 전 페이스북 한국전 참전용사 페이지에서 미시건주에 사는 한 참전용사의 딸이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가족 연례행사인 부모님 방문이 자택대피령으로 어려워졌다며 ‘긴급 요청’ 문자를 알렸다. 다름 아닌 누리꾼들에게 아버지의 생일 카드를 부탁하는 것이었다. 순식간에 SNS를 통해 수 백 명의 회원들이 딸의 부탁 문자에 생일축하 인사를 달았고 어떤 사람은 직접 자택으로 손으로 직접 쓴 카드를 보냈다는 소식까지 올라왔다.

누군가 말하길 궁하면 통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사람들간의 교류 활동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은 바이러스로 인해, 말 그대로 초토화된 상황이지만 궁여지책이 오히려 우리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일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한국에서는 5월이 가족 구성원 및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람들과 관련된 행사가 많아 ‘가정의 달’이라고 일컫고 있지만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아름다운 절기가 미국에서는 ‘감사의 달’이 아닌가 싶다. 한국과 다른 점은 스승을 예우하는 날이 없다는 점이다. 대신에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추모하는 메모리얼데이가 있어 감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미국에 잠깐 체류하는 나는 사실 ‘메모리얼데이’의 연원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이번 ‘페북 사건’으로 우리 국민이 머리 숙여 감사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좋은 기회가 되었다. 짧게 ‘생신을 축하드리고 우리 조국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는 답글에 다시 딸로부터 고맙다는 답글이 달렸다. 나는 다시 ‘아버님께서 우리나라를 위해 어떤 일을 하셨는데…’라는 간단히 운만 떼는 인사를 남겨 놓았다.

사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 가운데 나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 인생에 귀감이 되시는 선생님, 그리고 셀 수 없이 고마워야할 분들이 많은데, 바쁜 일상으로 대부분 잊고 사는 게 당연시 되고 있다.

1년에 한번 있는 ‘감사 의식’조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막힌 상황이지만 미국에 살면서 그간 우리가 기억해내지 못했던 '잊혀진 승리(Forgotten Victory)’의 주역들에 대해 생각하는 달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한인들에게는 집에 갇혀 있지만 5월이 가기 전에 가상 공간을 통해서라도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국 재향군인들에게 감사표시를 하면 어떨까 제안하고 싶다.


박신영 / LA총영사관 교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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