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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예술] AI 작곡가의 음악도 아름다울까?

화창한 5월 새로운 음반 출시 소식을 받았다. AI 작곡가 이봄(Evom)이 남성 듀오 조이어 클록(Joy o‘clock)과 함께 제작한 싱글 앨범 ‘달 수프’(Soup in the Moon)이다. 이 음반의 타이틀곡 ‘수고했어, 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힘든 일상 속에 지쳐가는 ‘나’에게 감미로운 선율로 괜찮다고 위로하고 있다. 본격적인 AI 음악의 시대가 열린 것일까?

3년 전 알파고의 승리가 새로운 시대적 징후로 읽혔듯, 인간과 테크놀로지의 협업은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등장하고 있다. 음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전자음악의 등장 이후 컴퓨터·디지털·사이버네틱스 등의 테크놀로지는 다층적으로 음악의 창작에 적용되었고, 최근 AI가 미래의 음악적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중추적 기술로 논의되고 있다.

AI 작곡가의 위상은 당당하다. 예일대에서 개발한 쿨리타(Kulitta),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쥬크덱(Jukedeck), 스페인 말라가 대학교의 멜로믹스(Melomics)는 방대한 음악 DB를 토대로 알고리즘과 딥러닝을 활용하여 창작을 시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코프(D. Cope)는 AI 작곡가 하웰(E. Howell)을 탄생시켰고, 비바 컴퍼니의 에이바(AIVA)는 작곡가협회에 등록된 최초의 인공지능 작곡가로 모습을 드러냈다. 에이바가 작곡한 ‘교향적 판타지 a단조 op. 24, 나는 AI’는 2017년 아비뇽 교향악단에 의해 연주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AI 작곡가 이봄을 만든 공학자 안창욱(GIST 교수)은 작곡 이론을 기계에 학습시켜 작곡가 뮤지아(MusiA)를 출시하였다.

AI가 작곡한 작품들을 감상해 보면, 예술 음악의 모방을 주축으로 하는 단순한 유형부터, 현대음악에 나타나는 불협화음까지를 담은 난해한 곡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인다. 이들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어떤 것일까?



AI를 작곡가로 인정할 수 있을까? 이들은 많은 질문을 야기하며, 기존의 예술관을 흔들고 있다. 아직은 AI음악이 예술 음악의 미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은 분명히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예술미의 기준이 변화한 것을 상기해보면, AI 음악에 합당한 포스트 휴머니즘의 미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카메라의 발명이 모방 미학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한 것처럼, AI는 음악 창작에서 새로운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래서 AI가 기존 작곡가의 역할을 대신 할 것이라는 걱정보다는, 기술에서의 위대한 혁신이 예술의 테크닉을 총체적으로 변형시키고, 결국 예술에 대한 정의에도 놀라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철학자 벤야민(W. Benjamin)의 말에 귀 기울여 본다. AI와 함께 우리의 미적 감수성은 새롭게 변화되지 않을까?


오희숙 / 서울대 음대 작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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