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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봉사하는 장애인들

장애인을 생각하면 봉사를 받는 사람들이라고 보통 생각한다. 물론 봉사를 받는 부분이 있다. 휠체어 타는 장애인이 차를 타고 내릴 때, 시각 장애인이 길을 건널 때, 지적 장애인이 계산을 못 할 때 등이다. 그러나 장애인들이라고 꼭 봉사를 받는 것만은 아니다. 그들은 또한 자신의 남은 달란트를 가지고 봉사를 하기도 한다. 여기에 봉사를 하는 장애인 몇분을 소개한다. 그들의 봉사는 많은 사람에게 용기와 감동을 준다.

안미라 권사님은 60대 중반으로 심한 류머티즘으로 20년 가까이 바깥출입을 못하시고 침대에서 생활하신다. 권사님의 목소리는 언제나 밝다. 신세를 한탄하거나,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하지 않으신다. 아니 오히려 만남을 기뻐하신다. 안 권사님을 만나면 많은 사람이 감사와 위로를 경험한다고 한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시려고 방언으로 이웃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 책을 보는 시간, 글을 쓰는 시간, 좋은 영상을 보는 시간으로 하루를 알차게 보내신다. 그리고 좋은 책과 영상을 주위 사람들에게 소개해 준다. 40년째 일기를 쓰고 계시며 최근에는 한글과 영어로 시집 원고를 완성하기도 했다.

김윤호 형제님은 30대 중반으로 7년 전 뇌에 종양이 생겨 시각장애를 갖게 되었다. 밝은 세상에서 활동하다가 밤 같은 어두운 세상에서 살아가니 처음에는 절망도 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열심히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한다. 밀알선교단의 컴퓨터가 오래돼 작동이 잘 안 되는 줄 알고 전에 다니던 회사에 연결하여 좋은 컴퓨터도 기증받게 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되는 대로 밀알을 온라인으로 각 기관과 회사에 소개하고 있다. 한국어와 영어를 잘하여 밀알 영어 웹사이트 만드는 일에 토니 형제와 함께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최샤론 자매님은 20대 중반으로 발달 장애를 가진 아가씨이다. 특수학급을 졸업하고 바로 장애인들을 위한 파라무스 공공기관에서 주 3일 15시간 일을 하였다. 시간당 10달러 받았으니까 한 달에 450달러를 벌었다. 그때부터 최 자매는 방글라데시 신티아(뇌성마비, 8세) 장애 소녀를 한 달에 20달러씩 후원하기 시작하였다.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연방정부 청사에서 책상과 의자 같은 오피스 소독을 하고 있다. 수퍼바이저와 함께 4명이 팀이 되어 일하고 있는데 시간당 13달러로 올랐다고 좋아했다. 20달러, 그 돈은 미국에서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방글라데시에서는 그 정도의 돈이면 15일 정도 음식값이 된다. 최 자매님의 헌금이 귀한 것은 풍족한 가운데 헌금이 아니고 어려운 가운데 헌금한 과부의 두 렙돈 같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같은 장애인을 위한 후원이 아름답다. 사랑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부자도 없으며 사랑을 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다. 누구나 위로와 사랑이 필요하다. 많은 장애인은 사랑이 필요하다. 그러나 어떤 장애인들은 사랑을 줄 수 있다. 나는 장애인들이 선교하고 봉사하는 세상을 꿈꾼다.


강원호 / 뉴저지밀알단장·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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