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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사색] 탁한 공기를 만드는 자들

지난해까지만 해도 4~5월이면 중국으로부터 불어오는 황사로 인해 한반도 공기는 노랗게 변했다. 중국 북부 사막의 모래와 중국 공장지대에서 나오는 중금속 매연이 한반도로 날아와 뒤섞여 그렇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황천이다. 그것도 너무 심해 앞이 안 보일 때도 있다. 결국, 그런 공기에 너무 노출되면 폐 건강이 좋지 않게 되어 결국 사람은 병들게 된다.

오늘 이 시대에 탁한 공기는 비단 그와 같은 환경에서 발생하는 것만이 아닌 정치, 사회, 등 인간사 여러 곳에 나타나고 있다. 최근 코로나라는 예기치 못한 악성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사람들은 생활에 고통을 겪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1800만명이 감염되었고, 이미 수 십만명이 사망하여, 그 공포는 살아있는 인간의 기를 죽이고 있다. 부모 자녀, 형제자매는 물론 친한 사이까지 관계를 막아버려 전 세계가 코로나의 악화로 숨죽이며 사는 상황이다.

마음 놓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야 하는데, 그러한 기대와 희망을 속절없이 짓밟는 일들은 주변에 널렸다. 당장 눈앞에 시끄럽게 벌어지고 있는 일 중의 하나는 정치하는 이들의 반목적 싸움들이다. 정치란 사회 정의를 세우기 위해 하는 것인데, 정의는커녕, 방법이나 태도를 보면 정말 숨이 막힐 정도다. 고성, 날카로운 비명, 비아냥, 삿대질 등은 국민을짜증 나게 한다.

21대 국회는 젠틀한 사람들이 뽑혀 신선한 정책을 함께 토론하므로 정말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가 했더니, 20대에서 하던 그대로 21대 국회에서 과거와 똑같은 행동을 하니 시끄러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이번에 참신한 인물들이 국회의원으로 많이 당선된 것 같은데, 사실 들여다보니 사람 얼굴만 바뀌었지 정신은 과거 행태 그대로인 것이다.



사람 사는 사회 공기를 탁하게 하는 것은 정치 상황뿐만이 아니다. 경제, 특히 부동산 중에서도 주택 문제로 국민은머리 아파 한다. 집 한 채 사서 살겠다는 무주택자들의 기본권리가 특정 세력들의 욕심에 의해 완전히 짓밟혀 있는 입장이다. 그 가운데는 투기꾼들의 탐욕이 자리 잡고 있다. 주택 투기는 공정한 시장 가격에서 거할 집을 마련하려는 일반 시민들의 구매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낳는다.

사실 이런 현상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십 수년 전, 혼자 사는 어느 종교인은 아파트 20여채를 가지고 있다는 보도가 난 적도 있었고, 지금도 앞에서 행세한다는 인물들 역시 몇채씩 소유하고 있다. 한국인도 아닌 어느 외국인은 아파트 40여채, 또한 어느 중국인을 포함한 다른 외국인들마저 다수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한다. 경제 자유 치고는 타인의 주거권리를 박탈하는 일탈에 가까운 일들이다. 자유시장 경제를 남용하는 자들의 보기 흉한 일그러진 모습을 보는 것이다.

대륙도 아닌 좁은 국토에서 땅이나 주택에 대한 탐욕적 투기는 국가 경제 질서에 혼란을 가중하는 요인이 된다. 욕심부리는 자들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교훈이 있다. 성경은 주택투기 하는 자들에 대한 재앙적 경고를 예언자들을 통해 말한다. “재앙을 피하기 위하여 높은 데 깃들이려 하며, 자기 집을 위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자들에게는 화 있을 것이다” (하박국 2:9).

한국 사회는 정치, 경제 및 심지어 종교에까지 그 분야마다 끝에서 끝으로 극명하게 나누어져 있다. 정치인들의 싸우는 모습을 보고 지지자들도 양극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런 2분화의 극렬한 대립에서 상처받는 그룹은 국민이다. 한 예로 부모가 싸우면 아이들이 상처를 받듯이, 앞에서 일한다는 자들이 당파적 입장에서 싸우기만 하면 국민이 상처를 받게 된다.

한국은 우울증 비율이 높다. 자살률 또한 세계 1위니, 2위니 하는데, 그런 비극들은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닌, 내면적으로 숨 쉴 수 없는 정치, 사회, 경제적 구조에 부정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는 숨 쉴 수 없을 정도로 막힌 상황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일에 사명을 가져야 할 것이고, 그들을 포함한 국민이 모두 한정된 자원을 독점하려는 탐욕스런 행위들을 버려 공정하게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장석민 목사 / 빛과 사랑교회 담임, 언더우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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